세계 여성의 날, 올림픽의 북한 여자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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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지난 8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오는 7월 일본 도쿄에서 개막될 하계올림픽이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여자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IOC의 쿼터 배분에 의해 참가 선수의 49%가 여성이라면서 역사상 최초의 남성과 여성의 성비 균형이 잡힌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5년 전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비해 남자 선수만 참가하던 종목에 여자 선수 종목이 더해졌고 9개의 혼합 종목도 추가되어서 5년 전 대회보다 경기 종목이 18개 더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특히 올해 여름 열리는 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206개 IOC 회원국 모두가 적어도 한 명의 여자 선수와 한 명의 남자 선수를 출전 시켜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사상 처음으로 적용한다면서 개막식에도 206개 회원국과 IOC 난민 올림픽 대표팀은 여성 선수 1명과 남성 선수 1명이 깃발을 들고 입장하도록 장려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만약 오는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한다면 IOC의 방침에 따라 당연히 여자 선수를 출전 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경우는 남자 선수들보다 여자 선수들이 최근 올림픽에서 더욱 더 강렬한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에서 사격의 리호준이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가장 최근의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1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중 여자 선수들이 획득한 금메달은 모두 6개입니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유도의 계순희 선수가 북한 여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2008년 역도 박현수, 2012년 유도 안금애, 역도 림정심, 2016년 역도 림정심 선수들이 북한 여성의 기량을 올림픽 무대에서 펼쳐 보여왔습니다.

북한 여자 스포츠 영웅인 계순희는 1996년 미국 동부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6회 하계올림픽 48㎏급 여자유도에 출전해서 북한 여자 선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당시 16살의 계순희는 결승에서 일본의 최강자 다무라 료코를 누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이후 계순희 선수는 199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위를 기록하고, 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199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3위를 기록한바 있습니다.

2008년 북한의 이웃 국가인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서도 북한 여자 선수들은 맹활약했습니다. 평양체육단의 홍은정이 띔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박현숙이 여자역도 63㎏급에서 우승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언론 매체를 통해 박현숙 선수를 자주 등장시키며 박 선수가 육상의 정성옥과 유도의 계순희 선수를 이을 영웅 재목으로 소개했습니다. 2009년 1월 7일 보도된 내용입니다.

북한은 최근 박현숙 선수를 북한의 언론 매체를 통해 계속 부각하면서 체육 영웅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박 선수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된다며 박 선수를 한껏 추켜세웠으며, 지난해 북한 체육지도위원회가 선정한 10대 최우수 선수에서도 박 선수를 가장 먼저 소개했습니다. 또 최근 발행된 북한 화보 <조선> 12월호에서도 박 선수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계순희 선수를 잇는 인민 영웅으로 대접했습니다. 화보는 박 선수가 12살 때 처음 역기를 잡았다고 설명하면서 그 재능이 남달랐다고 칭송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체육 선수에게 영웅 대접을 하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선전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입니다.

김광진: 김부자 위대성과 결부시켜서 하는 거죠. 그러니까 체육 선수들이 그렇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던 것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현명한 영도와 지도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것과 결부가 되겠고. 둘째는 애국주의 교양과 관계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어려울 때일수록 홍보 효과, 그리고 사기진작에 많이 활용을 하겠죠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서도 북한 여자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여자 유도 52kg급 안금애와 여자 역도 69kg 림정심이 주인공들이었습니다. 당시 런던올림픽을 취재했던 저는 이들의 금메달 수상 모습을 현장에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연장전 1분을 조금 넘긴 시간에 북한의 안금애 선수가 회심의 공격을 성공시킵니다. 기자 현장음: 런던 현지 시각으로 7월29일 오후 4시 20분입니다. 북한 유도의 희망 안금애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은 쿠바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지었습니다.

안 선수의 결승전은 한반도 시간으로 자정을 넘겼지만 북한에도 생중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선수는 북한 주민의 뜨거운 응원이 우승에 큰 힘이 됐다고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안금애: 선수로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조국 인민에게 힘을 줘서 기쁩니다.

멀리 북한 가정에서 모아진 성원은 올림픽 도시 런던의 유도경기장에도 전해져 안금애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채워졌습니다. 관중석의 10 여 명의 북한 관계자는 안 선수에 마지막 힘을 내라며 한 목소리로 응원했습니다. 북한 관계자: "안금애, 잘한다. 잡아 채서 넘겨. 이긴다"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은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한 4명의 선수가 참석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이 안 선수에게 집중됐습니다. 기자들은 북한 유도의 전설인 계순희 선수와 안 선수를 비교하거나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 1차전부터 결승까지의 5경기 중 가장 힘든 경기는 무엇이었는지를 물었고 안금애 선수는 침착한 목소리로 계순희 지도자에 메달로 보답하고 싶었고 일본 선수와 한 2차전이 금메달까지의 제일 큰 고비였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림정심 선수는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남자 레슬링 자유형에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김일에 이어 북한 선수 중 두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을 두 개 차지한 선수가 됐습니다. 림정심은 역도 여자 75kg급 결승에서 인상121kg, 용상 153kg, 합계 274kg을 들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림정심의 올림픽 2연패 달성은 북한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었습니다.

스포츠 매거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