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년의 국경 봉쇄를 깨고 국제 스포츠 무대에 언제 복귀할지 주목됩니다. 내부의 긍정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만 대회 출전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국제대회 성적 향상을 의논하고 북한의 최고 인기 운동 종목인 축구협회 위원장에 외화를 다루는 대외경제상을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긍정의 신호들
북한의 변화는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 축구협회 대표단을 파견한 것으로 처음 감지됐습니다. 이날 총회에서 선출된 임기 3년의 AFC 집행위원 동아시아지역 여성대표로 현 집행위원인 북한 축구협회 한은경 부회장이 다시 출마해서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7년만에 체육 경기를 관람했고 특히 이자리에 후계자로 주목 받는 딸 김주애와 함께 등장해서 체육 부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지난 3월 24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올림픽위원회 총회에는 리성학 내각 부총리와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김일국 체육상 등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습니다.
총회 참석자들은 “국제경기들에서 메달 획득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하는 것과 "반(反)도핑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문제들"을 논의했습니다.
한국의 언론은 북한 최고 인기 종목 수장에 외화를 다루는 고위직이 선출됐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8일 북한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여성축구의 날’ 기념행사가 평양국제축구학교에서 열렸다면서 축구협회 위원장으로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소개됐습니다.
윤정호는 2021년 1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에서 대외경제상에 임명된 인물입니다. 북한이 외화를 다루는 대외경제상을 축구협회 위원장에 앉힌 것은 체육 분야 발전에 그만큼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이렇듯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스포츠와 관련한 주요 뉴스가 이어지면서 북한이 3년의 공백을 깨고 올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내년 7월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해온 북한이 스포츠를 매개로 다시 국제사회에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를 이유로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22년 말까지 자격 정지 처분을 당했지만, 올해부터는 출전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도 중도 불참으로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2024년 파리 올림픽 축구 종목의 아시아 지역 예선 일정에는 북한이 여전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북한의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달과 다음달 열리는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에 여전히 북한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북한의 국제 스포츠 대회 복귀 시기로 거론되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위한 예선에도 모습을 볼 수 없고 국제 대회 출전을 위한 금지약물 복용금지를 위한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부진한 형편입니다.
고위직 회의는 참석 , 선수 총회는 불참
코로나 이후 처음 열리는 아시아 지역 운동선수 대표들 회의에도 북한만 불참했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Olympic Council of Asia)는 3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제4회 OCA 선수 포럼에 북한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의 선수 대표들이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소속 45개국 중 44개 회원국의 선수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단 한 개 나라, 북한만 불참했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진스 저우 젠(Jeans Zhou Jian) 대변인은 ”북한이 아시아 선수 포럼에 대표단을 보내지 못함을 사과했다”(DPR Korea has sent their apology for not being able to send delegates to OCA Athletes Forum.)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저우 젠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2018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 선수 포럼에는 참석했지만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 회원국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 (反)도핑, 북 여전히 미흡
국제무대 복귀를 위해 북한이 넘어야 할 또다른 관문은 금지약물 복용금지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국제기구와의 협력입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운동선수의 금지약물 복용과 관련한 논의가 진했됐다고는 하지만 금지약물을 감시, 관할하는 국제기구는 여전히 북한을 ‘반칙 국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21년 10월로부터 북한이 금지약물 즉 도핑과 관련한 국제 규약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약 비준수 단체로 지정했고 최근 북한을 다시 규약 비준수 단체로 재지정했습니다. 3년 연속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반도핑위원회는 세계반도핑기구 관련 행사 주최가 금지되고, 1년 혹은 회원자격 회복 시까지 관련 기구 임원으로 취임할 수 없고, 직∙간접적인 금전지원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올림픽 진출 걸린 진주 국제 역도대회 불참 확정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지만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참가 여부는 불참으로 결정됐습니다.
5월3일부터 11일간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36개국 610여명이 접수해 역대 아시아선수권 중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됩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한 중요한 대회여서 역도 강국인 북한의 출전 여부가 주목됐지만 북한은 불참으로 결정됐습니다.
선수들의 도핑 검사 관련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 참가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모하메드 하산 자루드 세계역도연맹 회장이 "북한의 참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었으나, 현실로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스포츠 매거진, 지금까지진행에김진국입니다.
기사 작성김진국기자, 에디터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