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북, 세계육상순위서 17개월째 실종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세계육상연맹 '어린이 육상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 7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됐다고 8일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세계육상연맹 '어린이 육상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 7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됐다고 8일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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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육상의 날 ' 행사, 육상 영웅 신금단, 정종옥 참석

북한이 세계육상연맹(WorldAthletics.org)의 ‘세계 어린이육상의 날’을 기념하는 여러가지 행사를 열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전했습니다.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지난 7일 북한육상단체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육상협회’ 간부들과 락랑구역과외청소년체육학교 학생들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평양에서 열린 ‘어린이 육상의 날’ 행사에는 북한의 육상 중거리 영웅이었던 신금단, 북한에서는 마라손이라 부르는 마라톤의 정성옥을 비롯한 북한을 대표하는 유명 육상 선수 출신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정성옥은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 북한에 유일한 메달을 안겨준 마라톤 영웅입니다.

1999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7회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정성옥은 2시간 26분 9초를 기록하며 우승했습니다. 정성옥은 이 대회 우승으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고 2000년 3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체육 스타가 노력 영웅이 아닌 공화국 영웅이 된 사람은 지금까지 정성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60년대 중거리 세계육상 최강자로 북한 육상의 얼굴이었던 신금단은 한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에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상징하는 인물로 유명합니다.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이 개막되기 하루전인 10월 9일. 북한 육상 대표선수로 출전한 신금단 씨가 14년 전에 헤어진 아버지 신문준 씨를 도쿄에서 만나는 극적인 장면은 전 세계로 타전돼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들의 만남은 고작 7분이었지만, 당시 한국을 '눈물 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때 상봉하고 난 뒤 다시 헤어지는 장면에서, 신 씨가 "아바이~"라고 울부짖어 그 말이 유행하면서 한국에서는 그해 신금단 부녀의 상봉을 주제로 한 노래 <눈물의 신금단>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노래였던 것입니다.

(노래: 금단아 금단아 소리치는 아버지 십삼 년만에 이국 땅 동경에서 낯설은 땅에서 아버지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꿈인가요 생신가요)

결국 아버지 신 씨는 두고 온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안은 채, 1983년 67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세계육상순위에 17개월째 사라져

북한이 세계육상연맹이 정한 어린이 육상의 날 행사를 과거 육상 세계 기록보유자들까지 참석 시키며 거창하게 진행했지만 정작 세계육상연맹의 세계 기록 순위에서 북한 육상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세계육상연맹 순위의 마지막 모습은 2021년 12월입니다.

여자 마라톤 부분에서 정란 선수가 210위로 평가됐고 남자 전금일 선수가 세계 440위로 평가된 것을 마지막으로 2022년 1월부터 현재까지 세계육상연맹의 종목별 순위에 올라 있는 북한 선수는 없습니다.

북한 여자 마라손 선수인 정란은 중국 베이징에서 2019년 11월 3일 열린 마라톤에서 5위에 오른 것이 국제대회의 마지막이었습니다.

북한 남자 마라손의 전금일은 2019년 12월 1일 열린 마카오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13위에 오른 이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육상 선수들이 2019년 12월 이후 국제대회에서 사라진 것은 코로나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세계육상연맹이 주최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023년 8월 19일부터 27일까지 열리지만 북한 선수가 국제무대로 복귀하는 대회가 될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9월에 열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북한의 국제 스포츠무대 복귀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한국 등 36개국 IOC에 러∙벨라루스 선수 출전 제한 요구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국제대회 복귀를 추진중인 가운데 국제사회가 IOC의 분명한 행동을 다시 한번 요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를 침범한 러시아와 이를 도운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복귀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36개 나라 스포츠를 관할하는 정부 부처 대표가 서명한 공동 성명은 “올림픽 휴전을 두 번 깬 러시아의 야만적이고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포츠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어서는 안되고, 벨라루스 국가가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연루된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포츠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난 3월 29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각 종목 연맹이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개인 중립 선수 자격 대회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다만 △개인 중립 선수 자격으로만 참가할 것 △팀 종목은 제외 △전쟁 지지·지원 선수 참가 불가 △군대와 연관이 있는 선수 참가 불가 등 조건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36개국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조건으로 내건 ‘중립선수자격’이 제대로 실현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분명한 행동과 결정을 촉구했습니다.

북 빼고 다 모였다 .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개막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가 4일 진주실내체육관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진주시 역사상 최초로 열리는 국제스포츠대회 시작을 알리는 이날 개회식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각국의 역도 선수들과 협회 관계가, 진주 시민 3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치러졌습니다.

모하메드 하산 잘루드 세계역도연맹 회장은 "온 마음으로 환영해 준 진주시와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진주대회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아시아역도가 다시 활기차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을 위한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습니다.

국제역도연맹(IWF)이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2022년부터 2024년 초반까지 주요 국제대회 3개 이상을 치러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고,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등 대륙별 선수권을 '주요 국제대회'로 지정하면서 이번 대회 권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출전 명단도 화려합니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71명 중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8명이나 됩니다. 도쿄올림픽에서 걸린 역도 금메달은 14개였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한 중요한 대회여서 역도 강국인 북한의 출전 여부가 주목됐지만 북한은 불참으로 결정됐습니다.

선수들의 도핑 검사 관련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 참가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모하메드 하산 자루드 세계역도연맹 회장이 "북한의 참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었으나, 현실로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기사 작성김진국기자, 에디터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