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여자 월드컵 TV중계 시작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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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다시 축구의 열기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제9회 국제축구연맹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지난 7월 20일 개최국들의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한 달 동안의 열전에 돌입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세계 대유행을 이유로 아시아 지역 예선에 불참하면서 세계 축구 대잔치에 초대받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개막 경기를 녹화 중계하며 여자 월드컵 명장면으로 뜨거워진 지구촌 축구 열기에 동참하는 모습입니다.

중계료 안낸 북 , 월드컵 경기들 절찬 중계 중

전세계가 열광하는 최대 스포츠 잔치를 북한 주민도 TV로 시청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북한의 관영 방송인 조선중앙TV의 최근 방송편성표를 보면 20203여자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뉴질랜드와 호주의 첫 경기들을 방송했습니다.

편성표에 따르면 “<록화실황> 국제축구련맹 2023년 녀자월드컵경기대회- 조별련맹전 / 뉴질랜드 : 노르웨이” 경기를 지난 7월 24일 오후 3시 27분부터 저녁 5시까지

1시간 30분 가량 중계했습니다.

이 경기는 이번 대회 개막 경기로 지난 7월 20일 뉴질랜드 현지 시각으로 저녁 7시, 한반도 시각으로 20일 저녁 6시에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다음날인 7월 25일 오후 2시31분부터 4시까지 오스트랄리아와 아일랜드의 경기도 녹화 중계했습니다.

공동 개최국인 오스트랄리아, 즉 호주와 아일랜드의 B조 첫 경기는 개막일인 7월 20일 저녁 8시, 한반도 시각으로 20일 저녁 7시에 시작됐습니다.

월드컵을 주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는 나라마다 주요 TV 방송국과 중계권한 계약을 맺고 경기 중계를 허용합니다.

어마어마한 TV 중계료를 국제축구연맹에 내야하는데 북한은 중계료를 얼마나 내고 월드컵 축구경기를 방송할까요?

BBC는 천 만달러, 북한은 “0”달러

영국의 국영방송인 BBC는 2023 여자 월드컵 TV 중계를 위해 FIFA에 약 천 만달러의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IFA가 이번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경기들을 중계하도록 하면서 각국 주요 방송사로부터 받는 돈은 10억 달러에 이릅니다.

북한의 2021년 국내 총생산이 약 234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FIFA는 여자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도록 하며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립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TV로 방송하기 위해서 얼마를 지출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료’입니다.

소문난 돈잔치인 월드컵의 명장면들을 북한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비결은 뭘까요?

국제축구연맹, FIFA의 월드컵 TV 중계권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북한의 2023여자월드컵 TV중계 권한은 한국의 주요 방송 3개사에 있습니다.

TV로 월드컵 경기들을 중계할 수 있는 지역과 중계 자격을 가진 방송국 그리고 실제로 TV 중계를 할 수 있는 방송국들이 소개되는 자료를 보면 북한에 TV 중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은 FIFA와 한국의 KBS 방송국입니다.

KBS방송국은 한국내 지상파 방송국인 SBS와 MBC로부터 FIFA에 지불한 중계권료 일부씩을 받는 대신 TV 방송 권한을 나눕니다. 하지만 SBS나 KBS, MBC 등 한국의 그 어느 방송국도 북한에 직접 TV 방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FIFA를 거쳐 북한으로 전달된 영상을 북한의 방송국에서 방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계권료를 전혀 내지 않고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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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TV 중계권은 FIFA와 KBS가 가지고 있지만 FIFA가 무상으로 북한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FA TV 중계권 보고서 켑쳐

2023 여자 월드컵, 북한이 출전했다면?

국제축구연맹은 지난해 6월 25일 "코로나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호주-뉴질랜드가 22표를 획득, 13표의 콜롬비아를 제치고 2023년 여자 월드컵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여자 월드컵은 호주의 7개 도시, 뉴질랜드의 5개 도시 등 총 12개 도시의 13개 경기장에서 펼쳐집니다. 개막전이었던 뉴질랜드와 노르웨이의 A조 첫 경기는 뉴질랜드의 수도 오클랜드에서, 결승전은 8월 20일 호주의 수도 시드니에서 열립니다.

당초 2023년 여자 월드컵은 호주-뉴질랜드, 콜롬비아와 함께 브라질, 일본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의 최종 투표를 앞두고 브라질이 먼저 유치 신청을 철회했고 일본도 신청을 포기하면서 호주-뉴질랜드와 남미의 콜롬비아라는 2파전이 됐습니다.

애초 한국도 이 대회를 개최할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북한과의 공동개최 혹은 단독 개최까지 타진했으나 남북 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2021년 12월 유치신청 철회를 발표했습니다.

한편 8회 여자월드컵까지는 24팀이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부터 32팀이 본선에 나섭니다.

역대 가장 많은 수인 32개국이 참여해 64개의 경기를 펼칩니다.

이번 월드컵이 데뷔 무대인 팀도 있습니다. 아이티, 모로코, 파나마, 필리핀, 베트남, 포르투갈, 아일랜드, 잠비아의 8팀입니다.

북한은 코로나를 이유로 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진행되는 중간에 불참을 선언하며 이후 국제축구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세계 10위권이던 북한 여자 축구의 성적도 올해 들어서 순위에서 제외됐습니다. 2020년부터 2년 반 이상 국제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91년 중국에서 처음 열린 제 1회 여자 월드컵 대회 이후 이번 9회 대회까지 북한은 4차례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1999년과 2003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과 2007년 중국 2011년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습니다.

1999년 3회 미국 월드컵 10위, 2003년 4회 미국월드컵 11위, 2007년 5회 중국 월드컵 8위, 2011년 6회 독일 월드컵 13위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후 2015년 7회 캐나다 월드컵은 금지약물복용 사건으로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고 2019년 8회 프랑스 월드컵은 아시아 예선의 고개를 넘지 못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