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그 비싼 월드컵TV중계료, 북은 어떻게 감당하나?

0:00 / 0:00

2022 카타르 월드컵이 16강을 결정짓는 마지막 조별 경기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전세계가 열광하는 최대 스포츠 잔치를 북한 주민도 TV로 시청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북한의 관영 방송인 조선중앙TV는 지난 11월 21일 저녁 뉴스에서 개막 소식과 함께 2∼3분가량의 개막전 주요 장면을 방송한 것을 시작으로, 22일부터는 매일 녹화 중계본을 한 경기당 1시간 정도 분량으로 편집해 내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월드컵을 주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는 나라마다 주요 TV 방송국과 중계권한 계약을 맺고 경기 중계를 허용합니다.

어마어마한 TV 중계료를 국제축구연맹에 내야하는데 북한은 중계료를 얼마나 내고 월드컵 축구경기를 방송할까요?

미국의 경우 FOX-TV와 스패니시 텔레문도가 월드컵을 TV로 중계합니다. FOX와 텔레문도는 2018년 러시아와 2022년 카타드 대회를 미국에서 방송하는 중계권료로 10억2천500만 달러를 FIFA에 지불했습니다.

북한의 2021년 국내 총생산이 약 234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미국 방송사는 축구 경기를 중계하는데 1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합니다.

한국도 적지 않은 돈을 FIFA에 지불합니다. SBS 방송이 한반도의 TV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데 1억 달러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카타르 월드컵을 TV로 방송하기 위해서 얼마를 지출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료’입니다.

소문난 돈잔치인 월드컵의 명장면들을 북한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비결은 뭘까요?

한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국의 지상파 3사(SBS·KBS·MBC)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에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저도 직접 국제축구연맹, FIFA의 월드컵 TV 중계권 관련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TV로 월드컵 경기들을 중계할 수 있는 지역과 중계 자격을 가진 방송국 그리고 실제로 TV 중계를 할 수 있는 방송국들이 소개되는 자료를 보면 북한에 TV 중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은 FIFA와 한국의 SBS 방송국입니다. SBS 방송국은 한국내 지상파 방송국인 KBS와 MBC로부터 FIFA에 지불한 중계권료 일부씩을 받는 대신 TV 방송 권한을 나눕니다. 하지만 SBS나 KBS, MBC 등 한국의 그 어느 방송국도 북한에 직접 TV 방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FIFA를 거쳐 북한으로 전달된 영상을 북한의 방송국에서 방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계권료를 전혀 내지 않고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수 있습니다.

world_media_nk.png
북한의 TV 중계권은 FIFA와 SBS가 가지고 있지만 FIFA가 무상으로 북한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FA TV 중계권 보고서 켑쳐

한국 방송사 관계자는 FIFA 요청에 따라 지상파 3사가 합의해 북한 내 중계권에 대한 권리를 양도했다며 그간 FIFA가 요청하면 인도적 차원에서 양도하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TV 중계권료가 상당히 많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경우 통상 북한이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측에 중계 지원을 요청하면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한국의 지상파 3사가 합의해 지원을 결정해 왔습니다.

북한은 월드컵을 실시간 중계가 아닌 경기가 끝난 뒤 녹화본을 편집해 방영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이 보고 싶은 경기를 다 중계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북한과 사이가 나쁜 미국과 일본이 참가한 경기는 보도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대부분의 경기가 편성되지만 22일 미국 대 웨일스 경기와 전날 독일 대 일본 경기는 중계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경기도 제대로 방송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될만하거나 남한의 국제적 위상이 드러나는 내용은 주민이 보지 못하도록 제외해서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보도할 땐 한국의 유명 가수단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공연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프랑스 대 호주 경기 일부를 녹화 중계했지만, 관중석에 걸려 있는 여러 나라의 국기 가운데 태극기만 골라 회색으로 보정했습니다. 또 경기장을 둘러싼 광고판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광고가 전개되고 있었으나 이 또한 알아볼 수 없게 글자를 지웠습니다.

.►►►► 월드컵 무상 중계 빈곤 국가로 분류되는 북한 다음 대회도 ?

아시아의 주요 스포츠 경기 중계 권한을 계약하고 관리하는 아시아방송연맹(Asia-Pacific Broadcasting Union, ABU)은 북한의 월드컵 경기 무상중계와 관련해서 가난한 국가로 분류된 나라는 무료로 중계하도록 허락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0년 6월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 김진국)

북한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합법적으로 생중계할 수 있지만 무료 중계는 이번 월드컵까지만 유효하다고 아시아방송연맹의 스포츠국 관계자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ABU 관계자: 북한은 이번 월드컵의 경기까지만 무료로 중계할 수 있습니다. 2014년 월드컵의 중계와 관련해서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2010 월드컵 경기를 무상으로 중계할 수 있는 나라 명단에 마지막 순간에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과 한국이 월드컵 중계를 위해 협상했지만 특수한 상황 때문에 결렬됐고 결국 아시아방송연맹이 무료로 화면을 제공하는 가난한 나라에 북한을 포함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아시아방송연맹과 국제축구연맹 (FIFA)이 월드컵 경기의 중계권을 지급하지 못하는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 월드컵 화면을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합의했는데, 북한을 마지막 순간에 포함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ABU 관계자: It is very last minutes decision, to include North Korea is very last minutes thing. 북한은 마지막 순간에 무료 중계권의 수혜국에 포함됐습니다. 아시아방송연맹이 북한에 무료로 월드컵 경기 화면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시아방송연맹이 월드컵 경기화면을 무료로 제공하는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동티모르,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7개국입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아시아방송연맹에 무료 중계를 먼저 요청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

►►►►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드 2차전까지 총정리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는 FIFA 204개 회원국 중 지역 예선을 통과한 32개국이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4개국씩 조를 이뤄서 A조부터 H까지 8개 조로 조별 예선을 한 뒤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진출합니다.

조별 예선 2차전 까지의 결과를 정리하면, 주최국 카타르가 포함된 A조는 네덜란드가 승점 7점으로 1위 세네갈이 6점으로 2위, 에콰도르 승점 4점으로 3위이며 주최국인 카타르는 3경기 모두 패해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주최국 무승과 예선 탈락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B조 잉글랜드가 승점 4점으로 1위 이란, 미국, 웨일스 순입니다.

C조 폴란드가 승점 4점으로 선두이고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순입니다.

D조 덴마크가 승점 6점으로 16강이 유력하고 호주, 덴마크, 튀니지가 경쟁 중입니다.

죽음의 조라는 E조는 스페인 승점 4점 일본과 코스타리카 승점 3점 독일이 승점 1점으로 위기입니다.

F조는 크로아티아, 모로코가 승점 4점씩 얻었고 벨기에 승점 3점 캐나다가 2연패로 일찍 감치 조예전 탈락을 확정했습니다.

G조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승점 6점, 그 뒤로 스위스, 카메룬, 세르비아 순입니다.

H조는 포르투갈이 승점 6점으로 16강을 확정했고, 가나 승점 3점 한국과 우루과이가 승점 1점씩입니다.

스포츠 매거진오늘순서는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진행에김진국입니다.

기사 작성김진국기자, 에디터이진서,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