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원년이었던 지난해보다는 덜하지만 올해도 스포츠 세상의 문은 열린 곳보다 닫힌 쪽이 더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RFA <스포츠매거진>이 전해드린 2021년 북한 스포츠의 주요 뉴스를 정리합니다.
2021년 1월 – 유럽 활동 북 최고 축구스타 한광성의 쓸쓸한 귀국
카타르에서 뛰던 북한의 축구선수 한광성이 소속구단의 계약만료 통지를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탈리아 축구전문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투토 메르카토 웹(TuttoMercatoWeb)'은 카타르 프로축구 알 두하일(AL DUHAIL) 소속 북한 국가대표 공격수 한광성의 해외 활동이 끝났으며 고향으로 돌아가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한광성은 2017년 이탈리아 칼리아리 유니폼을 입고 이탈리그 축구 1부리그인 세리에A에서 골을 넣으며 주목 받았고 세계적인 축구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로 팀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활동 폭이 좁아진 한광성은 지난해 1월 카타르 프로팀 알두하일로 이적했습니다. 당시 이적료는 500만유로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따라 대북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외화벌이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 조차 제재 대상이 되면서 한광성에게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당초 대북제재는 외화벌이 '노예' 수준으로 유럽과 중동에서 험한 일을 하는 업종에서 일하며 임금 대부분을 북한 통치자금으로 상납하는 시스템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액의 연봉을 받는 유럽무대 축구선수들도 연봉의 절반 가량을 북한 김씨 일가 통치자금으로 납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재 대상 노동자'가 됐습니다.
►► ► 2021년 3월 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국개최, 북한 참석이 주목됐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들이 오는 6월 3일부터 6월 15일까지 한국에서 치러집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차 예선 남은 경기를 홈앤드어웨이 대신 한 나라에서 집중적으로 개최한다면서, 북한이 포함된 H조 경기는 한국에서 연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5경기를 치른 현재 2승 2무 1패 승점 9점으로 1위인 투르크메니스탄보다 승점 1점 적은 8점이지만, 같은 승점인 2위 한국, 3위 레바논 보다 골득실에서 뒤져 조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국경을 1년 넘게 봉쇄 중인 북한이 축구대표팀을 한국으로 보낼지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6월 3일 서울이나 인천에서 스리랑카, 11일 한국 그리고 15일에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 등 한국에서 모두 3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 ► 2021년 4월, 북 "도쿄올림픽 불참" IOC는 "공식통보 못받았다"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올해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6일 북한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의 체육활동소식을 통해 북한 올림픽위원회가 "총회에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을 밝혔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으로부터 공식적인 불참 결정을 통보 받지는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IOC 대변인은 지난 4월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올림픽 위원회로부터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the organization had not been officially told by the Olympic Committee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hat the country's athletes would not compete at Tokyo 2020.) IOC대변인은 "유감스럽게도 북한의 올림픽위원회는 IOC의 수 차례 요청에도 북한 내 코로나 19 상황과 관련한 논의를 위한 화상 회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Unfortunately, the NOC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as, despite several requests of the IOC, not in a position to hold a telephone conference during which also the COVID-19 situation in North Korea should have been discussed,")
현재 전세계에서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을 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며 북한의 올림픽 불참은 33년입니다.
►► ► 2021년 5월, 북 올림픽·월드컵 불참 선언
북한이 지난달 말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한국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불참 사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였습니다. 이로서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남자축구 남북전이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 때문에 국제대회를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은 오는 7월 일본에서 개막하는 2020 도쿄하계올림픽도 참가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참여하지 않게 됐습니다.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5개 국씩 8개 조로 나뉘어 진행 중입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최종예선을 바라봐야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19년 11월 이후 멈췄습니다. 국가별로 4∼5경기씩밖에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계속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자 AFC는 몇 차례 연기했고 마침내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15일까지 잔여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홈 앤드 어웨이 (맞상대 국가를 방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별로 한 나라에 모여 치릅니다. 북한은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 등과 함께 H조에 자리해 있습니다. 이번 H조 일정은 한국에서 개최됩니다. 이에 지난 2019년 10월 평양 원정 이후 한국에서 남북전이 펼쳐질 예정이었는데 북한의 불참으로 물거품이 됐습니다.
►► ► 2021년 6월, 북 불참이 쏘아올린 파장, 월드컵 2차 조예선 희비 엇갈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스리랑카와의 대결까지 승리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 선두 자리를 거의 확정지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9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 2차 지역예선 5차전에서 경기 내내 파상 공세를 펼친 끝에 스리랑카를 5-0으로 완파했습니다. 골 득실 차에 앞선 H조 1위였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2위 레바논과 승점 차이를 3점으로 벌렸습니다. 조별 리그 무실점 기록을 유지하면서 2위인 레바논과의 득실 차는 19점이 됐습니다. 레바논은 같은 날 앞선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 2-3으로 역전패하는 바람에 2위에 머물렀고, 10득점 6실점으로 득실 차가 +4점입니다. 북한이 기권하면서 한국과 레바논과의 경기가 H조 예선 최종전이 된 가운데 한국이 레바논에 지더라도 득실차 19점을 극복하기는 어려운 득실 차가 됐습니다.
스포츠 매거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기자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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