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2020년 초부터 지구촌 곳곳의 운동장 문을 닫게했던 코로나에 대한 인류의 저항과 극복의 힘이 더해지면서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한 우정과 우애를 키우는 스포츠도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2022년 마지막 스포츠 매거진, 북한 스포츠 10대 뉴스의 5위부터 1위까지를 정리합니다.
► 5위 ► 세계테니스연맹 (ITF) 북 자격정지 상태 유지
(스포츠매거진 9월 14일)
올해 마지막 주요 테니스 대회인 US 오픈이 스페인의 19세 신예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남자 단식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알카라스는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노르웨이의 카스페르 루드를 3-1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고 역대 최연소 세계 랭킹 1위 기록도 갈아 치웠습니다.
북한의 테니스 수준은 어떨까요? 세계테니스연맹(IFT) 웹사이트를 보면 북한은 2018년 IFT 총회에서 자격정지 신분이 유지되어서 아직까지 투표 자격이 없는 국가로 분류됩니다.
국제대회 출전도 거의 없었습니다.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 북한 테니스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수준은 높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본 한국 테니스인들은 "백핸드를 칠 때 한쪽 면만 이용한다는 점과 라켓을 휘두르는 스윙의 각도로 볼 때 연식정구를 치듯이 테니스 경기를 한다"고 평했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 8명이 출전했고 모두 정구 선수 출신으로, 제대로 테니스를 시작한 지 3년이 채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의 세계 대회 출전은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선수 한 명이 나왔다가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채 물러난지 무려 21년 만인 2003년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했고 이후 국제 대회 출전 기록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2015년에는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테니스를 장려한다는 북한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2015년 1월 11일자 북한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구종목도 발전시켜야 하겠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평양 근처의 강동 별장에 테니스코트가 만들어지고 북한을 오가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북한에 일부 지도층 인사를 중심으로 테니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는 없었습니다.
► 4위 ► 북 여성 체육인 , AFC 집행위원 연임 도전장
(스포츠매거진 10월 5일)
북한 여성 체육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최고 의결 기관인 집행위원(AFC Executive Committee)의 동아시아지역 여성대표에 도전합니다.
AFC는 4일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현 집행위원인 북한의 한은경 씨가 2023년부터 4년 임기의 집행위원 선거에 다시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위원은 2013년 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위원은 총 5명인 AFC의 여성 집행위원(AFC Female Executive Committee Members)에 연임을 노립니다. 아시아축구연맹 여성 집행위원은 아시아를 5개 권역으로 나눈 서부, 중부, 남부, 아세안과 동부 지역별 여성 대표 한 명씩을 선출해 구성됩니다. 한 위원은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등이 속한 동부지역 (East Zone)의 여성 대표 자리에 출마합니다. AFC는 북한의 한 위원과 대만의 리우 쉬팡(Liu, Shyh Fang) 씨가 동부 지역 여성 집행위원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AFC 집행위원은 내년 2월 1일 바레인에서 열리는 제33차 AFC 총회에서 결정됩니다. 샤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현 AFC 회장의 단독 출마로 연임이 확정적이며 지역별 부회장도 중부지역의 이란과 키르기즈공화국(Kyrgyz Republic) 대표의 맞대결을 제외하면 모두 단독 출마입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6명의 FIFA 위원 자리를 두고는 한국의 정몽구 축구협회회장을 비롯해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후보 등 7명이 5자리를 두고 경쟁합니다. 나머지 한 자리는 여성 집행위원 중 1명을 선출해 결정합니다.
북한의 한은경 위원이 아시아 집행위원 연임에 성공할 경우 세계축구연맹의 최고 의결 기구인 평의회 위윈에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 위원은 2016년과 2019년 아시아 여성 집행위원 대표로 도전했지만 최종 투표에서 모두 떨어졌습니다.
► 3위 ► 그 비싼 월드컵 TV중계료, 북은 어떻게 감당하나?
(스포츠매거진 11월 30일)
북한이 카타르 월드컵을 TV로 방송하기 위해서 얼마를 지출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료’입니다.
소문난 돈잔치인 월드컵의 명장면들을 북한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비결은 뭘까요?
한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국의 지상파 3사(SBS·KBS·MBC)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에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저도 직접 국제축구연맹, FIFA의 월드컵 TV 중계권 관련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TV로 월드컵 경기들을 중계할 수 있는 지역과 중계 자격을 가진 방송국 그리고 실제로 TV 중계를 할 수 있는 방송국들이 소개되는 자료를 보면 북한에 TV 중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은 FIFA와 한국의 SBS 방송국입니다. SBS 방송국은 한국내 지상파 방송국인 KBS와 MBC로부터 FIFA에 지불한 중계권료 일부씩을 받는 대신 TV 방송 권한을 나눕니다. 하지만 SBS나 KBS, MBC 등 한국의 그 어느 방송국도 북한에 직접 TV 방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FIFA를 거쳐 북한으로 전달된 영상을 북한의 방송국에서 방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계권료를 전혀 내지 않고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수 있습니다.
► 2위 ► 숫자로 풀어보는 카타르 월드컵과 북한, '800만'은 무엇?
(스포츠매거진 12월 7일)
월드컵 본선에 초대 받지 못한 북한 주민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카타르 월드컵 속 북한>을 숫자로 소개해 볼까합니다.
1
북한의 월드컵 숫자 ‘1’은 조별 예선 통과 1번 그리고 FIRST, 아시아 최초라는 의미입니다. ‘천리마 축구단’이라 불린 북한 축구 국가 대표팀은 1966년 잉글랜드(영국)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했습니다. 이때는 16개국이 출전했기 때문에 조 예선 이후 바로 8강이었습니다. 월드컵 대회가 열릴 때 항상 과거 월드컵 최고 장면을 회상하곤 하는데, 미국 월드컵 중계권한을 가진 FOX TV가 역대 월드컵 최고 명장면 중 북한의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신화를 다뤘습니다.
2
북한의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입니다.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아시아 예선을 통과해서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4
카타르 월드컵과 북한을 연결하는 숫자 ‘4’의 의미는 북한에 월드컵 중계권한을 가진 기관의 수입니다. FIFA의 월드컵 TV 중계권 보고서를 보면 북한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영상을 중계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기관은 한국의 SBS, KBS, MBS 3사 방송국과 FIFA로 나와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SBS 방송국이 중계권을 FIFA와 계약했고 다시 한국 국내의 KBS, MBC와 권한을 나눴습니다.
800만
월드컵은 지상 최대의 돈잔치 스포츠 행사입니다.
월드컵 출전 자체로 선수들은 큰 돈을 받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국가 대표 선수들에게도 FIFA가 출전료로 800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이 돈이 북한의 출전 선수에게 전달됐는지, 그리고 이 선수의 소속팀에게도 돈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소속된 선수가 월드컵에 출전해서 다치거나 하면 소속팀에게도 손해잖습니까? 북한의’4.25 축구단’이나 '압록강 축구단’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소속 선수들의 댓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FIFA는 북한 당국에 전달했지만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1위 ► IOC "자격정지 종료" 북, 올림픽 출전으로 화답하나?
(스포츠매거진 12월14일)
2020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이 정지된 북한이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7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북한에 내린 올림픽 출전 자격 정지 처분이 끝나가고 있으며 31일 자동 해제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하계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9월, 일방적으로 도쿄올림픽에 불참한 북한의 NOC 자격을 2022년 말까지 정지했습니다. IOC에 속한 206개 회원국 중 북한만이 도쿄올림픽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IOC의 징계로 북한은 올해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예정대로 IOC가 북한의 징계를 올해 끝내기로 함에 따라 북한의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사라졌습니다.
IOC는 그간 '올림픽 연대 기금'을 통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 동·하계 올림픽 출전을 준비해 온 북한 선수들이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2년 앞으로 다가온 파리올림픽에서도 북한 선수들의 각종 국제대회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IOC가 재정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개발 시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과의 금융거래와 지원을 통제하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채택해 시행 중이기 때문에 IOC의 지원이 북한에 전달될지, 또는 북한 당국이 IOC에 지원을 요청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스포츠 매거진오늘순서는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진행에김진국입니다.
기사 작성김진국기자, 에디터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