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중미지역의 멕시코 즉 메히꼬의 수도에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이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1968년 10월 2일에 있었던 학살 50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수도인 멕시코시티의 중심 광장에 조기를 게양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의 행사가 열렸던 겁니다.
50년 전 멕시코시티에 수천 명의 학생들이 집결했는데요. 이 시위대를 향해 총탄 사격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1968년,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 청년들이 더 발전된 자유와 민주주의와 평화를 요구하며 투쟁하던 역사적 변혁의 시기입니다. 멕시코에서도 세계적인 흐름의 학생시위가 있었습니다. 1968년 여름 내내 수 많은 학생들이 멕시코 수도 중심가에 모여서 시민적 자유와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학생들이 원했던 것은 이미 수십 년간 정권을 잡고 있던 일당독재 지배를 끝내자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웃나라 미국은 물론 프랑스 등 유럽 여러나라에서 진행된 진보적 자유주의 학생운동에 영향을 받은 멕시코 청년들은 그해 여름을 멕시코 군인들 그리고 경찰들과 싸우면서 보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성장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해 온 멕시코는 1960년대 ‘멕시코의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의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고 그 결과 안정적 경제생활이 담보된 중산층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또 그해 여름에는 중남미 지역에서는 최초로 멕시코에서 세계 올림픽 대회를 개최하기로 돼 있던 시기였습니다. 올림픽을 열흘 앞둔 10월 2일에도 역시 수천 명의 학생들이 멕시코시티 광장에 결집한 거지요. 그날은 헬리콥터가 학생들이 모인 장소를 선회하더니 군중들을 향해 화염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도심은 아비규환이 되었습니다. 이후 정부가 주도하는 관용 언론에는 학생 선동가들 2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학생들이나 역사 연구자들이 파악하기로는 사망자가 300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1968년의 학살이 있은 뒤에도 ‘추악한 전쟁(dirty war)’이라고 악명이 붙은 장기간의 국가적 갈등이 2000년까지 진행되면서 군부에 장악된 독재정권과 시민 간의 투쟁과 혼란의 역사가 지속됐습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의 희생과 불굴의 투쟁이 이어진 30년이 지나서야 민주적인 국민투표로 집권당을 교체할 수 있었는데요. 긴 기간 동안 시민 정신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추구하는 수 많은 학생들의 정신과 투쟁에 힘입어 멕시코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성장시킬 수 있었고 수많은 민주주의 기구들도 생성 되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도 많은 사회적 정치적 국제적 문제가 산재해 있고, 학살 50주년을 기념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완결되지 못하고 책임자를 가려내 처벌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안타까운 사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68학생운동에 참가했던 생존자는 언론에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시 정권은 극단적으로 전체주의적이었고 표현의 자유나 집회의 자유는 허용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68운동의 결과 오늘 날 우리는 최소한 거리에서 데모를 할 수 있는 자유는 확보했습니다.” 이후 사회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뤄내는 것은 시민들과 정치권의 단합된 치열한 노력을 통해서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민주 사회의 뒷받침이 마련 된 것이므로 사회 발전 가능성은 그만큼 더 확보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역사는 이렇게 독재권력의 탄압과 민중들의 자유 민주화를 향한 열망 사이 투쟁의 역사로 가득합니다. 물론 인명살상이 동반된 역사적 변혁을 경험한 과거 역사는 참으로 안타까운데요. 멕시코의 68학생운동에서 봤듯이 역사적 비극은 인민대중의 뜻과 시대적 흐름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려는 독재 권위주의 당국의 반인민적 시도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의 흐름 자체는 거대한 강물이 바다를 향해 흐르듯이 민주화와 시민사회의 자유, 인간 존엄성 존중이라는 대의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 흐름 속에 북한도 존재합니다.
최근 인류역사의 변혁에 태동을 보이는 곳이 바로 한반도 특히 북한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여러 내부 소식통을 통해 들려오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기대와 반응들을 보면 북한 사회 내 그리고 남북관계와 국제사회 관계에서 보이는 북한의 변화를 주민들이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한반도 역사에서 순조로운 민주주의와 평화의 정착을 위해서라도 지금 북한 변화의 물결이 평화롭게 흘러 흘러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실현과 한반도 평화로 귀결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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