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실질적 교육개혁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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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은 유엔의 교육 관련 국제기구들이 매년 기념하는 ‘국제 교육의 날’입니다. 세계 평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교육의 역할을 널리 알리는 국제적 선전 교양을 위한 날인데요. 같은 날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해 사업과 올해 과업에 대한 내각의 사업 보고가 있었습니다.

올해 전반적 사업 방향이 중앙위원회 제 8기 제 11차 전원회의에서 제시 되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여러 부문에서 국가 경제발전 5개년계획 완수를 위한 계획들이 보고되었습니다. ‘국제 교육의 날’을 맞이해 여러 내각 보고내용 중 교육부문에 대한 내용을 주목해 봤습니다.

올해의 전원회의 확대 회의에 관한 보도에서도 당의 새로운 지방발전 정책에 포함시킬 시설물 중 하나로 ‘과학교육 및 생활문화시설’이 포함되었고, 교육 발전을 중요한 국가정책으로 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내각 사업에 대한 보고에서도 교육을 중요한한 부문으로 다뤘습니다. ‘교육 구조와 내용, 방법을 개선’하여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것, 학교 개건 현대화를 비롯한 ‘교육토대 강화’에 힘을 넣는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계획에 기대도 있지만 과거의 국가사업들과 마찬가지로 말뿐인 계획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1990년대 말 이후 북한의 행정 및 사회 근간을 이루는 체계들 대부분이 붕괴되었고 교육 부분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교육시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도 없었습니다. 빈번한 사회적 과제 제출 요구와 학생 노동력 동원 때문에 잘 사는 집안 아이들이 내놓는 뇌물과 교육 자재들로 학교가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14년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국제사회에 대대적으로 자랑 했지만 교육 체계와 내용 면에서 개선된 모습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지방발전 정책과 함께 교육 시설의 현대화, 교육 구조와 내용, 방법까지 개선한다고 하니 기대해도 되는 걸까요. 북한의 정책은 노동신문 등 매체들이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내용과 실제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태에 큰 차이를 보여왔기에, 이번 교육 개선 정책도 지켜봐야할 문제로 보입니다.

이렇게 의구심이 드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1년 전, 북한의 교육에 대해 살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결론적으로 제가 파악한 내용은 2014년 12년제 의무교육 체계를 도입하던 시기의 교육 환경과 코로나가 시작되기 직전인 2020년까지 중학교 학생이 경험한 교육 시설, 환경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는 2010년대 초반과 후반의 상황이 같아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여전히 심각해 등교를 거부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또 학생들은 컴퓨터를 배우지만 여전히 컴퓨터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준은 안 됩니다.

특히 농촌이나 지방 학생들은 학교 다닐 의미를 찾지 못 합니다. 엘리트 교육과 지방 및 농촌의 일반 학생들 대상 교육이 나눠져 있어서, 제1중학교 학생이 아니라면 학업에 열중할 동기가 없다고들 합니다. 모든 것이 계층으로 나눠져 있고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이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나눠 있는 북한 사회 현상의 축소판이 바로 교육 현장으로 보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진정한 교육 개혁을 원한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떤 방식으로 교육개혁을 진행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몽골 교육부는 2020년, 영국의 유서 깊은 대학인 케임브리지 대학의 국제교육학 연구소의 자문을 받아서 교육개혁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몽골 교육부는 유엔의 교육 기구인 유니세프와 협력으로 아동 놀이에 기반한 수자화(디지털) 지원 계획을 실시했는데요. 몽골의 광범위한 주에서 초급학교 고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행해서 아동들의 학습 만족도가 과거에 비해 10% 증가했고 자국어 능력도 과거 64%에서 81%향상됐다고 유니세프가 발표했습니다.

윁남 (베트남)도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2013년 교육체계의 현대화를 위한 포괄적 교육개혁을 시행했고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국제적 수준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혁했습니다. 고등교육을 위해서도 세계은행의 도움으로 주요 대학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현대화하는데 역점을 뒀고요. 그 결과 초등교육에 등록하는 아동의 비율을 98%까지 상승시켰고, 국제적 교육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답니다.

북한 당국은 교육개혁을 위해서 ‘선진교육’을 줄 수 있도록 교육 내용과 방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고 발표하는데요. ‘선진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교육부문 종사자들이 선진 교육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가까운 몽골처럼 세계적인 교육 기관의 자문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베트남처럼 세계은행 등 국제 기구들의 지원으로 학교 시설물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이번 북한의 교육 개혁이 이웃 나라들처럼 실질적인 개혁과 변화를 가져올 정책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