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신년사와 인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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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새해 첫 날은 어김 없이 신년사 시청과 함께 시작하셨겠지요. 2019년의 신년사를 살펴보면서 인민생활 안정을 위해 북한당국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신년사를 통해서 대외적으로는 평화와 대화의 의지를 중점적으로 내세웠다면 대내적으로 주민들에게 전달하려는 내용은 여전히 내부단속과 자력갱생이었습니다. 신년사 앞부분 지난 한해의 평가에서 9.9절 경축행사를 총화하면서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요구하는 바를 잘 표현했습니다.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와 당과 인민의 일심단결을 실현하고 튼튼한 자립경제와 자위적 국방력을 가진 우리 공화국의 위력과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향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즉 사상적 일색화, 자립경제, 자위적 국방력이 올해 신년사의 핵심적인 단어들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사상적 일색화’를 위해 ‘사회주의 문명건설’을 다그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우리 인민의 감정정서와 미학관에 배치되는 비도덕적이고 비문화적인 풍조가 나타나지 않도록”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한해 북한당국은 남한 문화의 유입을 철저히 단속 한다며 비사회주의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 심각하게 처벌을 받거나 불편을 겪은 주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유엔의 가장 기본적이며 준엄한 인권원칙인 세계인권선언의 19조는 “사람은 누구나 국가에 상관 없이 어떤 언론을 통해서든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유입해서 받아들이고 누구의 방해도 없이 의견을 가질 자유를 가진다”라고 했습니다. 즉 북한당국은 세계인권선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위반하고 주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빼앗은 겁니다.

또 신년사는 자립경제를 강조하며 ‘‘자력갱생의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는 구호를 내놓았습니다. 자력갱생을 위해 과학기술발전, 세계적인 교육발전 추세에 따른 교육혁신 등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사에서 ‘농장원의 의사와 이익을 존중하고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정확히 구현’하라고 지시합니다. 또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사회주의 경제법칙에 맞게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원활하게 하도록 기구와 사업체계를 정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여기서 나열한 표현들은 현실적으로는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말잔치라 안타깝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은 지금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토대로 국경을 초월해서 교류 협력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은 세계 선진국들과 교류 없이 그리고 인터넷도 없이 자력갱생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미 북한의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개인적으로 경제생활을 해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자력갱생하는 사회주의 경제체계가 아니라 이미 사회 전반은 자율적 자본주의 경제에 의존해 돌아가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할 일은 사회주의 경제법칙에 맞게 체계를 정비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더 편하고 안정적으로 또 자율적으로 경제생활을 하도록 사유재산 보호와 직업선택의 자유와 완전한 이동의 자유 보장, 세금제도 도입 등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신년사에서 또 한 가지 지나치게 강조해서 표현한 것이 ‘주체의 인민관과 인민철학’인데요. 당과 정권기관은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시 절대시하고 인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인민을 위해서 멸사복무하라는 요구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투쟁의 열도를 높일 것을 주문합니다. 마땅히 그렇게 해야합니다. 북한의 부정부패는 주민의 현실생활과는 동떨어져 있는 사회주의식의 제도와 법이 자본주의식 자율적인 주민 경제생활을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바뀌면 많은 부분 해소가 될 겁니다. 나머지 개인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형법으로 다스리면 될 일입니다.

지금 인민들이 바라는 바는 애써 벌은 돈을 원칙도 없이 온갖 경제과제 명목으로 당국에 바쳐야 하는 관행이 없어지는 것이며, 열심히 일해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정된 사회이며, 자식들에게 세계 다른 나라 아이들 못지 않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또 더 발전된 세계 여러나라로 여행도 하고 유학도 갈 수 있는 세계를 향해 열린 사회일 겁니다. 신년사에서 언급한 인민을 위한 철학들이 세계 속에서 잘 구현되는 2019년이 되길 꿈꿔 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