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청년중시의 올바른 전략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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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6대 대통령 취임식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에 있었습니다. 취임식은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가미해서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축하하며, 국가의 단합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한번 더 강조하는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취임식 행사 내용 중에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것이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어맨다 고먼(Amanda Gorman)의 대통령 취임 축하 시낭송이었습니다.

‘우리가 오르는 그 언덕’이라는 제목의 시였는데요. “이 끝없는 어둠 속 어디에서 우리는 불빛을 찾을 수 있을지 자문합니다”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코로나 대유행병과 정치 사회적 분열과 갈등으로 크게 상처입은 미국 국민들에게 통합과 치유, 회복과 희망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고먼의 시낭송은 한 편의 고전 성악곡 연주만큼이나 아름답고 장엄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시낭송이 더 의미 깊었던 것은 지금이 여러가지 문제로 어려운 시기이기에 함께 느끼는 공감대도 컸겠지만, 그 시인 자체가 주는 의미도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어맨다 고먼은 1998년 생으로 현재 22세의 청년 시인입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 취임 축시를 낭송한 최연소 시인이 됐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고먼은 자기 자신을 노예의 후손이자 홀어머니 손에 자라난 빼빼 마른 소녀라고 소개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난청과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으며 자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며 언어장애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답니다. 훌륭한 인물들의 연설을 보고 따라하며 발음 연습과 말하는 훈련을 했다고 여러 언론 대담에서 설명했습니다. 16살 때부터 또래 청소년들과 글쓰기와 독서를 함께 하면서 사회문제에 대해서 토론하고 공부하는 모임도 가졌답니다. 지역사회 청년들과 ‘펜 한 자루와 종이 한 장’ 즉 One Pen One Page라는 비영리 사회단체를 창립해서 청소년들의 글쓰기와 지도자 정신을 함양하는 활동들을 진행했다고도 소개합니다. 즉 고먼은 사회운동가이자 여성 인권 활동가이면서 시인으로 집필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16살 나이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 지역의 청년 시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고먼이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던 중 최초의 전 미국 청년시인상 수상자로도 뽑혔습니다. 2017년엔 한 언론과 대담에서 2036년이 되면 미국의 대통령에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전 국무부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시인 고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올리며 “고먼이 2036년에 대통령에 출마할 거라고 약속했는데요. 너무나 기다려집니다”라고 짧은 설명을 붙였습니다. 2021년엔 인도계 유색인종의 여성인 카멜라 해리스가 미국 부통령이 됐는데요. 지금부터 15년 후에는 30대 후반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갈등극복과 치유, 포용과 혁신을 통해 변화와 발전의 길을 갈 수 있는 건강한 국가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토대나 가족 출신 배경, 인종이나 성별에 상관 없이 사람의 능력과 품성에 따라 누구나 그 사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기발하고 야심찬 창조력이 보장되니, 그 사회의 소수 비주류 청년들도 대통령이 될 꿈을 꾸며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낼 수 있다는 모범을 시인 고먼이 잘 보여줍니다. 북한청년들에게도 이 같은 꿈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북한 사회가 획기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을텐데요.

북한도 ‘새것에 민감하고 진취성이 강하며 정의와 진리를 사랑하는 청년들을 중시하는 혁명은 언제나 생기와 활력에 넘쳐 승리하기 마련’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청년 중시 풍조가 영원한 전략적 노선이라고 노동신문이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8차 당대회 결정을 관철하는데 청년들이 매진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청년들의 활력이 필요하다면 청년들의 날개가 자유로이 활개칠 수 있도록 넓은 장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당이 결정한 것만 따르도록 묶어 두고 이중삼중의 제한을 둔다면 청년들은 어떤 새로운 꿈도 꿀 수 없습니다. 22세의 어린 나이지만 시인으로서 능력과 진취적인 청년정신을 인정 받아 신임 대통령 취임식 축시낭송까지 하게 된 고먼이 좋은 예입니다.

고먼이 낭송한 시는 ‘우리는 어디서 빛을 찾을 것이냐’는 질문으로 시작했는데요. 시의 마지막 구절에 답을 내놓습니다. 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 마지막 구절에서, 우리 북한 청년들도 새로운 희망의 빛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두려움 없이 찬란하게 그 어둠에서 걸어 나올 겁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놓아준 새 새벽은 활짝 꽃필 겁니다. 우리가 그 빛을 볼 용기만 있다면 빛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빛이 될 용기가 있을 때 말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