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가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을 세계적인 대유행병으로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코로나비루스감염증이 아직까지 국내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절대로 방심해선 안 되며 초특급 방역조치를 더욱 염격히 실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로동신문 국제면에서는 매일 중국, 남조선, 일본, 미국, 유럽 지역의 감염자 수를 보도하며 강도 높게 방역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전세계적 위협인 코로나비루스감염증에 북한당국이 얼마나 긴장하며 대처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있겠는데요. 지난달 말에 진행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정치, 군사, 경제적 과업과 함께 비루스전염병 문제들도 심도있게 토의될 정도입니다. 이 회의에서는 비당적, 반인민적, 반사회의주의적 행위를 비판하고 부정부패를 일으킨 당간부 양성기지 당위원회를 해산하고 관련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을 해임했습니다. 로동신문의 관련 보도는 “경제조직사업과 방역사업을 짜고들어 올해의 투쟁목표를 어김없이 수행하고 인민들의 생명안전을 지킬 것이 강조됐다”며 확대회의의 핵심을 요약했습니다. 방역사업을 중대한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하는데 있어서 부정부패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며칠 전 남한의 서울대 경제학부의 김병연 교수도 중앙일보 논평에서 유사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논평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뇌물과 권력으로 연결된 인맥으로 북한의 경제가 돌아가는데 전염병을 막기 위해 국경봉쇄가 되면서 시장물가가 상승했고, 이는 돈주와 권력자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주민들에게 더 위협이 되는 것은 기관 기업소에 떨어지는 국가계획입니다. 국가계획을 무조건 수행해야 하는 기업소들은 뒷배가 돼주는 권력과 돈주의 관계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악순환되는 권력자와 뇌물의 연결고리가 코로나 전염병의 여파로 강고해지고 권력과 인맥이 있는 자들이 더 큰 이익을 얻게 되는 반면, 나빠지는 경제상황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는 측은 일반 주민들입니다.
북한에서는 뇌물 없이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환경인데요. 당국이 내려 보내는 계획과 지시, 규정이 주민들의 현실생활과 맞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무마하는데 사용되는 것이 바로 뇌물입니다. 생산도 안 되는 광산에 계획분을 내려먹이니 사업소는 노동자들의 수입금을 받아서 형식적으로라도 계획을 달성해야 하지요. 노동자들은 로임을
한 푼도 못 받지만 무직으로 단련대에 가는 것보다는, 적을 걸고 수입금을 내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일반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관행입니다. 개인 돈벌이를 비정상적으로 여기는 법과 통제 때문에 뒷배가 필요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은 뒷배가 되어주는 정치 권력에게 수입의 일부를 바쳐야 합니다. 83제품 생산도 필요에 따라 하는게 아니라 계획과 명령에 따라야 하니 노동자들은 그냥 몇 만원을 기업소에 바치고 맙니다. 월급은 못 받으면서 한 달에 십 여 만 원씩 바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위에서 떨어지는 계획 때문이지요. 국경을 넘어 중국을 오가며 장사하는 것도 제한을 하니 경비대에 정기적으로 바치면서 살아갑니다. 불필요한 총화며 강연회 학습을 위해 바쁜 가두여성들을 오라가라 하니까 몇 십만 원을 여맹이나 인민반에 바치고 장사하러 나서게 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당간부양성기지 당위원회도 마찬가지로 여기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월급이 없으니 뇌물을 받고 돈 있는 집안 자녀들을 받아들였던 것이겠지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경제부문의 부정부패와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 문제를 동시에 토론 했는데요. 두 가지 문제에 동시에 적용할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의 법칙입니다. 남한의 어느 호흡기내과 의사가 인터넷에 비루스를 이기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비루스도 지구상 모든 물질에 작용하는 자연의 법칙인 중력이 작용하기 마련인데요. 비루스가 중력의 작용으로 땅에 떨어진 후 기생할 숙주가 없는 환경에서 30분 정도만 지나면 생명이 다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비루스가 죽을 때까지 우리의 손과 허파가 비루스의 숙주가 되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하는 것만 지켜진다면 중력이라는 자연의 법칙이 비루스를 퇴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정부패의 해결법도 자연의 법칙을 따르면 됩니다. 인간은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자연스런 욕구가 있습니다. 당국의 경제과제 계획과 억지로 내리는 숙제가 아니라, 개인의 필요와 의지에 따라 돌아가게 두면 경제적 이윤 창출이 일어나고 통제와 강요가 없으면 뇌물은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북한당국은 억지나 통제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으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토의된 두가지 중대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청취자 여러분들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건강하게 잘 버티시길 빕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