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유명가수들의 평양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예술단 선발대가 29일 평양으로 출발했습니다. 남한의 최고 인기가수, 음악인 11명은 4월 1일과 3일에 각각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예술 공연을 진행합니다. 이 공연을 위해 평양으로 향하는 남한 예술단 규모가 무려 190명이나 됩니다.
남측 예술단 선발대가 평양으로 출발한 29일, 남북은 다음달 27일로 남북 정상 회담 날짜를 합의했습니다. 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만났고 4월 남북 정상이 만난 직후, 5월에는 북미 정상 회담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뤄내기 위한 세 차례의 정상회담의 속도가 놀랍기만 합니다. 한편으로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서 일하는 국내외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우려반 기대반으로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정상회담이 다 마무리된 5월이 지나면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대한 성공적 논의와 실행으로 인권개선을 위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당국자들이 정상회담을 위한 바쁜 행보를 취하고 있는 이 때, 북한 내부를 보면 우려가 앞섭니다. 국제사회가 바라보고 있는 정상회담과 북한주민들이 내부 보도나 교양을 통해 알고있는 정상 회담의 준비 내용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젼은 3월 초에 있었던 남측 특사단의 평양방문 소식은 빠르게 보도를 했으나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고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 거란 보도는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또 27일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 내용은 북한 언론엔 나왔으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3월 초부터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조직돼 전국적으로 검열을 시작했다고 내부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주장했던 ‘부르주아 반동문화를 짓눌러 버리기 위함’이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확립’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북한의 국가보위성이 강연에서 통보한 비사회주의 행위로는 ‘종교전파, 불법월경, 밀수 밀매, 외부와 전화통화, 해외 송금, 마약, 미신, 투기, 고리대, 불순 녹화물 보관 및 유포, 불법 장사, 도박 등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북한주민들을 처벌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북중 국경지역의 검문검색과 단속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북한당국은 최근 탈북 문제나 인신매매 같은 인권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한다고 일본의 북한전문 언론 아시아프레스가 보도했습니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남북대화와 평화 조성의 분위기에 방해가 될 만한 요소들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 애타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겠습니다. 중국마저 동참한 강력한 대북제재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국면 전환이 필요했든 다른 어떤 이유에서든 지금 북한당국은 모처럼 형성되는 대화 분위기를 잘 활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의 경제생활과 문화생활을 옥죄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눈과 귀와 입을 단속하는 것은 정상회담이 추구하는 ‘평화’와 ‘국가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이 방송을 청취하는 주민 여러분들도 그리고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이 기회가 실질적인 주민 생활향상으로 이어지고 인권문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이제 4월, 2018년의 지구 북반구에 본격적인 봄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으로 진정한 한반도의 봄도 함께 시작되기를 희망하며 앞으로 다가올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차분히 지켜봐야겠습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