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출신자들을 대표하는 국제 비영리 집단인 골드하우스가 2020년 한 해 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지역 출신자 100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정치와 시민사회 활동, 금융과 기업 경영 활동, 대중문화 예술, 언론 매체, 체육계, 기술 혁신 분야 등 인간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여러 분야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 100명을 선발한 겁니다. 이들 중에는 당연히 중국 출신자들과 인도 출신 인물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100인의 명단에 한국 사람들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 사람들이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친 영역이 대중문화 예술 분야만은 아니었습니다. 한국 출신의 미국 정치인, 시인, 기자, 체육 선수와 영화 감독과 제작자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해 명예로운 아시아인 100명에 포함됐습니다. 물론 K-Pop으로 알려진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인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대중가수들이 100인의 명단에 포함된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지난 해에는 ‘방탄소년단(BTS)’가 이 목록에 포함되어 2년 이상 지목된 사람들의 이름을 올리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 있습니다. BTS 외에도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한국계 인사들은 영화배우가 3명, 만담가라고 할 수 있는 코미디언과 올림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의 이름들이 한국계 인물로 올라가 있습니다.
올해 이름을 올린 인물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치와 시민사회 활동 영역에서 ‘K-Pop 팬덤’이 포함된 점입니다. K-Pop 팬덤이란 한국 대중음악 가수들을 지나치게 좋아해서 한국 대중가수들을 우상화하고 이들의 음악을 즐기는 문화를 뜻합니다. K-Pop 팬덤은 국적에 상관 없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모여드는 한국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특별한 국제 대중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인터넷에서 그룹을 형성해서 선의의 목적을 위해 수백 만 달러의 모금까지 이뤄내는 등 다양한 정치 사회적인 기여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미국 대선 캠페인 기간 중 K-Pop 팬덤의 정치적 영향력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영향력 있는 100명의 명단에는 북한 사람은 거론되지 않았는데요. 그렇다고 북한 사람들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퍼뜨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을 떠나온 탈북민들의 잠재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과거 20년에 걸쳐 북한 주민들이 탈북해서 국제사회와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데요. 지난 해에는 탈북민 2명이 한국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한국 사회와 정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요. 6일에 있었던 영국의 지방의회 선거에서 영국 보수당 후보로 북한에서 탈출한 탈북민 2명이 출마했습니다. 북한에서 온 탈북민 권투선수 최현미는 아시아 여성 최초로 복싱 수퍼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선수인데, 오는 15일(현지시간)에 영국에서 세계 통합타이틀 챔피언 결정전을 치를 계획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사회에서 개인 기업활동이나 학술연구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탈북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는 있지만 북한 안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잠재력이 국제사회에 영향력으로 발휘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능력있는 인재를 해외에서 교육 받게 함으로써 청년들의 역량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적극적인 교육정책을 펼쳤습니다. 중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06년 사이 즉 28년 간 해외유학을 위해 중국을 떠난 인력이 106만 7천 명에 이르고 이들 중 귀국한 사람은 25%에 달했다는데요. 한편 2016년과 2019년 4년간 해외에서 공부한 중국 유학생은 251만 명 이상이며 이들 중 80% 2백만 명 이상이 중국으로 귀국 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선진국에서 공부한 중국 청년들의 귀국 비율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높아진 것은 중국에서도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이렇게 고학력 인력을 해외에서 공부하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권장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의 전반적 청년 인력의 수준이 향상되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사회주의 건설의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비상히 증대시켜 모든 분야에서 위대한 새 승리를 이룩해 나가자”며 모든 단위의 일군들과 근로자들에게 뚜렷한 성과를 이룩할 것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적 동력 즉 주민들의 ‘애국적 헌신성과 혁명적 열정’을 발휘하라고 말로만 강조하는데요. 북한 안에서만 힘을 찾는 식으로는 북한 당국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강국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세계로 진출한 한국사람들의 영향력과 북한을 탈출해 나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북한 출신자들이 각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현실 그리고 중국의 해외 유학생 출신자들이 현재 중국 경제, 과학 등 국가 핵심 산업분야의 근간이 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북한당국이 깨달을 점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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