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홀로코스터와 북한 정치범 수용소 북한 정치범 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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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주목하며 비판하고 해결을 촉구 한다는 사실은 우리 북한 주민들께도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북한처럼 작은 나라에서 벌어지는 인권 문제를 제 집안일처럼 나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 가지만 꼽는다면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 문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정치범 관리소와 같은 구금시설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인권 유린으로 인류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느 나라에서 발견되던지 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는 특히 경각심을 세우고 있는데요.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충격을 남긴 정치범 관리소는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 나치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이 시기,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과 유럽 소수민족 대량 학살은 ‘홀로코스트’라 부르는데요. 홀로코스트가 자행된 대표적인 수용소는 폴란드 남부에 위치한 ‘아우슈비츠’입니다.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아우슈비츠 등 여러 수용소에서 학살된 사람의 수는 대략 6백 만 명입니다. 수용소에서 나치는 체계적으로 사람들을 살해했는데요. 최소한의 식량을 주면서 극도로 높은 강도의 강제노역을 시키거나 집단적으로 총살하거나, 더 심각하게는 유독가스를 내뿜는 시설을 설계해 밀폐된 방에서 집단으로 살해하는 방식도 썼습니다. 이렇게 나치 당국은 정책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민간인들을 광범위하게 죽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 1945년 1월 초, 소련의 붉은 군대가 독일 나치가 점령한 지역인 전장의 동부전선으로 밀고 오기 시작했고 이 군사작전 중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이미 5만 8천 명 정도가 다른 수용소로 이전하기 위해 ‘죽음의 행진’을 떠났고 나머지 7천 명 정도가 수용소에 버려진 채로 남아 있었는데요. 소련군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독일 나치의 인권 범죄를 목격하고 엄청난 충격 받았다고 합니다.

아우슈비츠가 해방된 1월 27일을 기려서 지금도 국제사회는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약간 다른 방식을 도입됐는데요. 엄혹하던 나치의 유대인 소탕 작전 중에도 주위의 유대인들과 소수민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썼던 평범한 유럽 사람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방관자가 되지 말자’는 제목 아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자기 가족의 생명을 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들려주고 있는데요. 80대 중반의 한 유대인은 당시 독일군의 군복을 만들던 공장에서 강제로 일하고 있을 때, 비유대인 농부가 마대에 이 사람을 넣어서 공장에서 탈출시켜 농가에 숨겨줬다고 합니다. 농부의 집에 이중벽을 만들어 숨겨줬다며, 자신과 가족을 살려준 농부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렇게 구출된 사람이 바로 전 이스라엘 대법원장입니다. 그 외에도 독일군 소령의 집에서 집안일을 해주던 여성은 주위에서 일하던 유대인을 지하실에 숨겨줬다가 탈출을 도왔는데요. 위기 상황에서 유대인을 잡으려던 독일군 소령에게 ‘나를 죽여라. 이 사람들은 죄가 없다’고 외치며 막아서 유대인들의 목숨을 살렸다고 합니다.

독일 나치의 아우슈비츠가 해방된 지 76년이 된 날 공개된 이 사연들은 유대인들의 희생 앞에서 방관자로 조용히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희생자를 구출하기 위해 함께 싸우고 노력한 보통 사람들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인류의 보편적인 본성이며, 여기에 반하는 정치범 관리소와 같은 치욕의 역사가 준 충격과 상처를 인류가 함께 치유하는 과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반인도 범죄의 역사에서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국제사회는 지금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북한당국은 올해 ‘국가의 부강 발전과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라는 구호에 최고의 가치로 두고 정책과 계획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대 인류 역사에서 이미 60-70여 년 전에 해체된 정치범 관리소를 아직도 운영하면서 ‘인민의 복리를 위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류의 문명화와 선진화의 역사 속에서 북한당국도 전근대적 시설인 정치범 관리소의 운영을 중단해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경, 에디터: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