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긍정적 사고가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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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작가이자 웅변가인 사이먼 시넥 (Simon Sinek)이라는 사람이 있는데요. 시넥은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미래를 개척하자는 내용으로 대중연설을 해서 많은 사람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연설과 대담은 인터넷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인 유튜브에 무수히 나와 있는데요. 그중에 긍정적인 생각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서 연설한 영상이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시넥은 ‘사람의 두뇌는 부정적인 것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라고 주장하는데요.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제가 청취자 여러분께 지금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부탁해 보겠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들은 지금 뭘 생각하고 계신가요? 혹시 코끼리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이처럼 사람들은 뭔가를 ‘하지 마라’란 말을 들으면 하면 안 되는 그 대상에 대해 뇌가 더 관심을 가진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사이먼 시넥은 이 같은 뇌의 작동 원리가 비행기 조종사들이나 산속에서 스키를 타는 스키 선수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나무가 빼곡한 산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야 할 스키 선수들에게 ‘나무를 보면 안 돼’라고 지시한다면 오히려 나무만 더 크게 보여서 스키 타는데 장애가 됩니다. 하지만 ‘눈길에 집중하라’고 말한다면 빼곡히 들어찬 나무보다는 그 사이에 나 있는 눈길만 보면서 달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인간의 뇌 작용과 심리는 육아 교육에서도 쓰이는데요. 부모나 교원들이 아이들에게 무얼 하지 말라고 훈육하기보다는 긍정적인 행동을 하자고 유도하는 식으로 언어습관을 바꾸면 아이들의 자신감도 커지며 밝은 정서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기본 논리입니다.

이 논리는 개인뿐 아니라 집단과 사회 전체에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에서는 ‘하지말라’는 방침이나 지시가 꽤 많습니다. 금지하는 방침이나 지시는 소속된 정치조직을 통해 항상 내려오고 주민들은 여기에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하지말라’는 행위들은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북한당국은 더 강력한 법을 만들어, 금지한 것을 행하면 형법으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2020년 말에 채택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남한 드라마나 영화, 노래를 즐기지 말고 유통하지도 말고 남한 편집물과 도서도 읽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럼 지난 1년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금지한 남한 문화들을 북한 주민들이 즐기지 않았을까요?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더니 코끼리 형상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반동문화를 금지하는 법이 있으니 주민들 머릿속에는 남한 노래, 춤, 영화, 드라마가 더 매력적으로 맴돌게 됩니다.

음력설을 기해서 비사그루빠가 단속을 실시해 평성시에서 외국춤인 디스코를 배우던 십대 학생들이 체포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예술대학에서 안무를 전공했던 교원이 개인 춤 소조에서 외국춤을 강습했다는 건데요. 하지말라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십대의 자연스런 행동으로 학생과 교사는 교화형을 받게 되었습니다. 북한당국이 외국 손전화 사용하지 말라고 금지하고, 외국 영화와 드라마 즐기지 말라고 처벌한 역사는 북한의 현대 역사만큼이나 긴 시간인데요. 수십 년간 못 보게 하고 막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남한 드라마와 외국 소식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문화생활을 통제하고 금지해서 처벌하는 것은 북한도 동의한 유엔의 자유권과 사회권 등 인권 규정을 위반하는 인권유린인데요. 국제법을 어겨가면서 청년들의 문화생활을 통제만 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남한풍이든 서양풍이든 상관없이 맘껏 모방해서 영화나 노래를 스스로 창작해 보라고 과감하게 장려하는 것은 어떨까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금지한 남한 대중문화는 점점 더 발전해서 전 세계 청년들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 와중에 북한당국이 취할 방법이 청년들을 강도 높게 처벌하는 것밖에 없을지 의문입니다. 청년들이 숨어서 남한 문화를 즐기다 처벌받는 상황과 공개적으로 남한풍을 모방해서 제작한 북한 대중문화를 즐기는 것, 어느 것이 북한체제에 더 위협이 될까요?

긍정적인 언어와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지혜가 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나갈 겁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경,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