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날, 소풍가서 먹고 즐기는 날, 인민반에서 돈 모아서 국수 해먹고 잔치하는 날, 강연도 열어서 인민반 단위로 진행한 사회동원사업, 경제과제, 충성의 노래모임, 인민군대나 돌격대 지원사업 같은 것을 평가하고 어느 단위에서 가장 잘 했는지 발표하는 날, 여성들을 위한 명절.
무슨 날을 말하는 걸까요? 3.8부녀절이 지금 막 지났으니 부녀절을 설명하는 말로 들렸습니까? 맞습니다. 3.8부녀절에 대해서는 북한당국이 2016년에 유엔의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북한여성 인권 국가보고서에도 나와 있습니다. 보고서는 “‘여성인권 보호와 증진법’을 북한이 채택했고 이 법률에 따라서 유엔의 여성차별철폐규약의 내용에 대한 인식제고 활동이 가능해졌다. 특히 규약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서 3.8 부녀절과 같은 날에 여성인권 보호와 증진법의 내용을 여성들에게 전파했다”라고 서술했습니다.
여성인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증진할 것인지를 규정한 유엔 규약 내용을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인식하도록 3.8 부녀절에 잘 전파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해 유엔의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북한여성인권 논의에 협력하기 위해서 북한을 탈출해 나온 여성분들을 만나서 물어봤습니다. 2016년 전후에 북한을 나온 다섯 명과 과거 2010년 전후로 탈출한 분들도 다수 만났습니다. 이들을 통해 앞서서 언급한 3.8부녀절의 의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북한당국이 국가보고서에서 진행한다고 주장했던 인권 강연회 같은 것이나 홍보활동 또는 교육은 전혀 없었다고 제가 만났던 탈북민들이 증언했습니다. 인권이라는 말은 북한에 살면서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한 여성은 지인이 중국을 다녀와서는 북한여성들의 삶은 철창 없는 감옥과 같다고 이야기한 적 있었다며 이 대화에서 처음 인권이란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3.8부녀절은 사실은 여성들의 인권 개선과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기념하는 국제적인 기념일입니다. 비록 북한주민들은 이 날을 그냥 모여서 잔치하고 노는 날로 생각하지만 북한당국이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말했듯이 여성인권에 대해서 교육하고 여성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날이 맞습니다. 그래서 유엔은 이 날을 ‘세계여성의 날’로 지정해 세계 시민들에게 여성인권의 중요성을 교육합니다. 세계 시민들은 떠들썩하게 축하하며 또 여성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시위도 진행합니다. 특히 올해는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한지 110주년이 되는 해라서 더욱 더 많은 집회와 가두행진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런던에서는 150여 개의 행사가 열려 여성인권의 다양한 요구들을 이야기 했고요. 미국의 뉴욕이나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 호주 등지에서 수십만 명씩 모였다고 합니다.
집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할 것, 직장 내에서는 임금이나 직위에서 남녀평등을 실현할 것 등을 요구하며 대중들의 인식제고를 촉구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남녀평등을 주제로 ‘남녀평등을 향한 압력과 진보를 이루기 위한 강력한 행동’을 요구한다며 ‘진보를 향한 압력’을 구호로 내세워 인터넷에서도 세계적인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인터넷에서 서명운동을 하는데요. 서명운동은 인터넷 상에서 일종의 자기 맹세를 하는 방식으로 남녀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자 각자가 할 수 있는 행동내용을 선택해서 세계여성의 날 단체에 제출하면 됩니다. 서명운동과 홍보활동에서 언급한 남녀평등과 여성인권 증진을 위한 실천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진보를 향해 압력을 가할 것이고 남녀평등의 사고방식을 유지할 것이다. 나는 남성이나 여성의 능력을 제한하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적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능력있는 여성들을 지도자나 대변인으로 선택하고 이들을 위한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나 스스로가 남녀평등을 위한 정형을 바로 세울 것이다.”
이렇게 전 세계가 여성들의 인권문제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왜일까요?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의 사무총장이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서 발표한 성명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남녀평등은 인권의 문제이고 우리 모두의 관심거리입니다. 왜냐하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를 해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유엔 사무총장이 말했습니다.
여성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사회는 약한 사람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차별하는 사회입니다. 이 말은 권력이 강한 사람이 약자들 위에 군림하는 사회를 뜻합니다. 약자가 무시당하고 인권유린을 당하는데 크게 문제의식이 없는 사회란 말입니다. 이런 사회가 진보하고 발전하는 경우는 인류 역사에서 없었습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며 세계 여성인권 활동가들은 이런 끔찍한 상황을 막기위해 그리고 인류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거리로 뛰어나와 홍보활동을 벌였던 겁니다.
북한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미래가 오겠지요.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남녀 모두가 평등하게 존중하고 정당하게 대우하는 북한의 미래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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