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세계언론자유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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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국가, 모든 국민 개개인의 인간존엄성이 존중 받고, 지도자 개인이 아니라 국민이 진정한 국가의 주인으로서 역할하는 국가를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성립되는데 핵심적 기능을 하는 것이 언론입니다. 5월 3일 세계언론자유의 날을 맞이해서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세계언론자유의 날에 한 주 앞서 ‘국경없는기자회’가 2019년 연례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언론통제를 감시하는 비정부 비영리 국제 인권단체로 전세계 모든 나라들의 정보유통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일하는 민간단체입니다. 주요 180개 국가의 언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지난 해 동안 기자들과 언론인들에 대한 탄압이나 폭력, 유린이 있었는지를 분석해서 ‘세계언론자유 지수’를 내놓습니다. 설문조사의 내용은 언론매체가 얼마나 다양한 대중들의 의견을 다루는지, 정치권력의 압박이나 종교적인 영향을 받는지, 정부가 기사를 검열하는지, 언론인들을 위협하는지, 언론이 정부나 권력자가 좋아하는 문제만 다루는지, 국민이 정보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등 수십 가지가 됩니다. 분석결과를 지수로 매겨서 전세계 국가들을 1등부터 180등까지 줄을 세우고 각 나라의 언론활동과 정보자유 정도를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180개 국가 중 179위를 차지했고 18년 연속 세계 최악의 언론탄압국으로 지목 받았습니다. 연례보고서는 세계 언론자유의 경향에 대해 전반적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권위주의 정부들은 언론자유지수를 많이 떨어트렸다고 설명하며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는 지난 해에 비해 5단계 하락해서 148위를 차지했는데요. 이 나라의 언론인들은 국가 보안당국에 의해 체포되고 폭행당하는 등 탄압의 희생자가 됐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경우는 당국이 독립적 민간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하기 위한 악법을 도입하고 언론인을 체포하고 무단으로 검열 수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보다 한단계 지수가 낮은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모든 언론을 통제하고 소수의 인터넷 사용자들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지만 강도 높게 검열하고 있다. 외국 언론매체 소속으로 비밀리에 일하는 소수 언론인들에 대한 탄압은 점차로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부 언론인 다수가 체포돼 고문 당하고 육체적 고통을 당하며 일을 그만둘 것을 강요당했다. 그래서 외부 언론사들은 내부소식통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언론활동을 한다. 또 당국은 도시 미관을 꾸민다는 명목으로 각 가정에 설치한 위성 안테나 접시를 제거하도록 명령해 그나마 남아 있는 외국 언론에 접할 기회마저 빼앗았다.”

다른 나라 얘기지만 청취자분들이 듣기에 익숙한 상황일 겁니다. 이 나라들은 북한과 공통점도 있고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는 로동당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로동신문 외에는 존재하지 못하지만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에는 선전선동부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민간언론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언론인을 체포 구금하면서 통제를 한다는 말은 당국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당국이 감추고 싶은 정보들을 다루는 언론이 있다는 말이지요. 인터넷 통제는 유사하지만 또 다르기도 합니다. 다른 독재 권위주의 나라들에서는 물론 강한 검열을 통해서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처럼 내부소식통들이 전화로 알려주는 정보로 북한사회 동향을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데일리엔케이라는 북한 외부의 언론사가 있습니다. ‘세계언론자유의 날’, 이 매체가 내보낸 기사 하나가 주목을 끄는데요. 시장에서 물가를 자세히 물어보는 사람들을 수상히 여기고 시장단속원들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몇년간 내부 강연회를 통해서 쌀값 등 물가를 외부에 알리지 말라며 유출할 경우는 강도 높게 처벌할 거라는 경고를 해왔답니다.

세계 다른 나라들은 손전화나 컴퓨터로 단 몇 초 내에 시장물가나 환율을 포함해 모든 나라의 물건 가격을 쉽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북한만 정보를 막고 텔레비젼을 못보게 하고 라디오 방송을 못 듣게 합니다. 주민들의 눈과 귀, 입을 막고 주민을 위한 애민정책을 실행할 수 있겠습니까?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다. 모든 국가는 정보, 토론, 의견교환으로 강력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이 경제발전을 우선정책으로 선택했다면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해야만 그 목표에 조금이라도 다가 갈 수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