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은 세계언론자유의 날이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에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언론의 기본원칙과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인간이 생겨난 이래 사람은 정보를 만들고 교환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본능에 가까운 인류의 가치이자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정보를 전문적이고 직업적으로 생산 전달하고 교환하는 일을 언론이라고 부르지요. 인류가 동물 단계를 벗어나 인간이라는 주체적인 생명체로 지구사회를 만들어 살게 되면서, 진보와 발전, 더 바람직하고 공정한 미래를 열망하게 됐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언론의 기능과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언론학에 대한 책 하나를 소개하면서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언론사에서 오랫동안 기자로 일했던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이 함께 쓴 '언론의 기본원칙'이라는 책입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에 사람들이 잘 적응해서 더 나은 삶을 개척하기 위해 언론이 필요하고, 가치와 원칙을 지키는 언론이 인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책은 제 역할을 잘 하기 위한 언론의 열 가지 원칙을 소개했습니다. 이 중 네 가지 원칙을 살펴보며 북한의 언론은 어때야 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원칙은 '언론의 우선적인 의무는 진실해야 한다'입니다. 절대적 이념과 철학에 기초해 사건을 보도해서는 안 되고 현실적인 능력으로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보도된 기사가 진실한지도 중요하지만 기사를 생산하는 방식이 투명하고 과학적인가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보가 쓸모 있는지, 객관적인지 아닌지를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기자들은 개인적인 생각을 배제하기에 앞서서, 오히려 당국의 이념이나 철학에 기초한 기사만 내보내야 하는 현실이지요. 또 독자들은 기사의 진실여부를 판단할 기초 정보들을 투명하게 접촉할 수도 없기에 첫째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언론 환경이 아닙니다.
그 다음은 '언론이 최우선적으로 충성해야 하는 대상은 시민'이라는 원칙입니다. 언론은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에 굴하지 않고 그 반대로 호의를 가져서도 안 되며, 그 대신 시민사회의 대표적인 모습을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따라서 주민들이 공동체 사회와 세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독립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하나의 이념과 사상만을 담은 정보를 다루는 언론은 민주적인 문화를 망치게 됩니다. 그 예가 파시즘에 기초한 독일의 나치를 포함해 전체주의 독재 정부라고 설명합니다. 북한의 언론이 시민에게 충성하는지 특정 권력에게 충성하는지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그 다음은 '언론은 권력에 독립적인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일반대중을 대표해서 소수의 권력 당국자들을 감시하는 독립적인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 것입니다. 단순히 정부를 감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을 보살피고 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언론의 책임입니다. 로동신문이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는 꽃제비들의 억울한 사정을 보도하고 이들을 보살피지 않는 당국을 비판해서, 애육원 시설의 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조선중앙텔레비젼이 삼지연꾸리기 현장이나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에 동원된 돌격대의 열악한 주거 문제와 부족한 배급사정, 돌격대원의 건강문제, 건설장의 안전문제를 지적해서 돌격대의 처우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역할을 꼽았습니다. 시민 역시 뉴스보도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가지는데 지금 시기는 시민들도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북한은 금지돼 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시민들이 언론의 역할을 합니다. 인터넷에서 신문기사를 평가할 수 있는 기능이 첨부돼 있어서 독자들이 기사를 비판하는 소감을 적을 수도 있습니다. 또 남한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가장 열심히 추구하는 언론사들 중 한 신문은 '시민기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 기자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원하는 기사를 써서 신문에 기사로 낼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시민들의 이 같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자면 일반시민들도 투명한 정보를 잘 받아 들이고 지식을 쌓아서 균형잡힌 비판을 할 수 있을 안목을 갖춰야 겠지요. 당국에 바치는 경제과제가 너무 부담스러워 자식을 학교에 보내기도 어렵고 생활하기도 곤란하다는 한 평범한 가두여성이 쓴 기사를 발행해 줄 북한의 언론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국이 주장하고 싶은 이념과 사상 그리고 지도자에 대한 찬양만을 퍼트리는 것은 언론의 역할에 반대되며 주민들의 입과 귀를 막는 행위란 것을 선전선동부와 로동신문 책임자들이 잘 이해하길 바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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