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인터넷으로 하나된 지구에서 북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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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16일부터 3일간 북미대륙에 있는 캐나다의 토론토라는 도시에 무려 2천 명이 넘는 국제적인 인권활동가들과 인터넷과 컴퓨터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2018 라이츠콘’ 즉 ‘2018 국제인권대회’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행사가 열렸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말 그대로 북한을 제외하고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왔습니다. 참석자들은 인터넷 전문가부터 법조계, 학계 전문가들, 기업인들, 인권활동가 등 다양했습니다.

컴퓨터 부문에 종사하는 전문가들과 인권활동가들이 함께 토론하는 기회였기 때문인지 토론주제들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토론에서부터 인권문제를 선전홍보하는 활동과 시민사회의 민주주의 운동을 확산하는 방안에 대한 토론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보안문제와 개인사생활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부당국의 통제와 검열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공간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상에서도 차별이나 다양한 인권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으로 단속하는 일 등 인간의 권리를 둘러싼 수 많은 주제들이 나왔습니다.

인터넷과 통신기기 회사에서 온 사람들은 자기들이 개발한 기기나 기술을 가지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인권활동하는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선전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손전화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해서 인권유린에 어떻게 법적인 대응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고 그 내용은 인권활동가들과 공유해서 실제로 법적 대응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위험지역의 활동가들이 안전하게 타치폰 손전화를 쓸 수 있도록 어디에서 타치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하는지를 헷갈리게 만드는 도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검열할 수 없도록 교란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고 자랑하고요. 아프리카 케냐의 시민사회단체는 인권에 대한 시민의식을 쉽게 조사할 수 있는 도구도 만들어서 정치권에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제대로된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제르바이잔의 독립적인 민간 언론사는 당국이 이 단체의 인터넷 사이트를 중단시켜서 유투브라는 전세계 사람들이 활용하는 영상사이트를 대체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이나 기타 인권유린 피해자들이 타치폰으로 인권단체와 법률가들에게 직접 폭행사례를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서 배포해서 재판에까지 끌고 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란의 민간언론사들은 이란 내에 엄청나게 많이 쓰고 있는 위성 텔레비젼을 통해서 외국의 뉴스보도나 텔레비젼의 유익한 정보들을 한 꾸러미로 묶어서 매일 위성 통신을 통해서 이란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발송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각기 기술과 활동 내용을 자랑하려고 모인 국제대회에 북한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인터넷 전문가만 없었습니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앞서 설명한 활동들은 모두 인터넷이 있어야 활용가능한 도구들입니다. 북한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 4명이 이 행사에 참석했지만 직접 북한주민들의 알권리와 정보유통의 자유를 위해서 적용할 수 있는 도구들은 딱히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북한에는 인터넷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큰 국제행사에서 정보와 기술이 넘쳐나고 있었지만 북한의 주민들만 세계의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한번 더 확인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종교적 이념적 갈등과 타민족과의 불화와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인터넷은 다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감추고 싶은 내용들은 차단도 하고 검열을 진행해서 사용자들이 완전히 마음 놓지 못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고, 인터넷 기반시설이 워낙 열악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인터넷은 다 쓰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문자나 영상으로 서로 통화하고 정보교환도 쉽게 해서 사업하기에도 정말 편리합니다. 인권문제를 널리 알려서 문제해결점을 찾는데도 물론 용이합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그리고 실제 현실세계에서도 북한주민들만 소외됐다고 생각하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인터넷에서 소외된 것은 모든 면에서 세계사람들과 단절돼 있다는 말입니다. 정보를 섭취해서 알아가고 배우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에서 차단된다는 말입니다. 세계가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로 진보의 길을 가고 있는 이때 북한만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북한의 발전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당국은 알아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