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에 싱가포르에서 있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고위급 실무자들이 미국을 방문하고 또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는 등 준비가 한창입니다. 5월 31일 서울에서 북한인권 운동계는 달라져야 하는지 짚어보는 국제대회가 열렸습니다. “한반도 전환의 시대, 북한인권운동 어디로 갈것인가”라는 제목에 국제대회였는데요. 제가 일하는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와 인권감시단이라는 국제적인 인권단체를 포함해서 전체 9개의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입니다. 여기에 영국, 미국, 독일, 태국, 일본 등지에서 온 북한문제 전문가들이 참석해서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을 소개했습니다. 북한의 사회적 정책적 변화에 발맞춰 효과적인 인권문제 해결책을 찾기 위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북한인권 국제대회에서는 먼저 북한의 변화된 사회모습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그 다음은 북한인권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변화된 북한 실정과 앞으로 변해갈 한반도의 국제정세에 맞는 북한인권운동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토론했습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현재까지 북한나름의 방식과 속도로 경제적인 개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6년간 시장을 통제하지 않았고 일관성 있게 농업개혁을 진행해 식량수급에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국제적인 제재에도 식량가격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해석합니다. 국영기업 중 30% 정도는 과거처럼 용돈 수준의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물가에 맞는 임금을 주면서 능력있는 인재들을 고용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봤습니다. 또 평양의 여명거리 건설이 100% 민간자본의 투자로 조성된 것을 보면 ‘돈주’라는 거대 자본가와 당국 간에도 자본주의 사회와 유사한 식으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이런 거대한 자본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 재산이 당국에게 몰수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지요.
한편으로 외국에서 온 북한인권 운동가들은 현재 북한사회의 변화상들을 인지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의 본성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활발해진 시장활동으로 시민들의 의식에는 변화가 생겼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개혁을 통해서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이 시점부터 인권문제도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교류협력 개발투자가 이뤄지는 것과 함께 결핵환자를 돌보는 것과 같은 외국의 인도주의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하며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포용정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외부세계가 기대하는 것처럼 북한의 개혁개방 시기가 오게 되면 교류와 협력, 투자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고, 외국의 투자와 개발협력을 받으려면 이러한 사업에 나서는 사람들의 인권 수준도 국제적인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래야 당당한 국제사회의 성원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돌격대와 같은 전근대적인 무임금 노동착취 기구가 투자협력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인권기준에 합당하지 않으니 돌격대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렇게 환상적인 남북간 그리고 세계와 북한간의 교류와 대화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북한 현대 역사 속에서 자행된 수 많은 잔혹한 인권유린들, 정치범수용소 문제, 구금시설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인 폭행과 고문 문제, 일상적인 여성차별 문제 등에 대한 책임 규명의 과제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당부도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까지도 벌어지는 반인도범죄가 있다면 다양한 과학기술을 활용해 면밀히 추적하고 기록하는 활동은 항시적으로 필요하다는 논의도 했습니다.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자는 주장과 북한의 변화를 수용하고 대화의 길로 가자는 두 가지 방안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 북한주민들의 미래를 더 강건하게 세울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북한주민들도 최근에 나오는 뉴스보도들을 보면서 북한의 미래 역사가 변화 발전 할 것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북한 외부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남한 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북한과 미국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면서 북한의 미래가 개혁개방의 길로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인권활동들의 전략들과 북한주민들이 꿈꾸고 있는 미래를 펼치기 위한 염원이 잘 현실화 되기를 함께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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