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주민을 위한 사회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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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민보안성 명칭을 사회안전성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당중앙군사위원회 제 7기 4차 확대회의에서 인민보안성 사업성과를 검토한 후 명칭변경 결정을 내리고 개편작업이 진행 중이라는데요. 인민보안성 간부들이 관료주의 텃세를 부리며 인민들의 지팡이 구실을 제대로 못 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추궁을 받았다며, 국내외 복잡한 정세에 대처해 사회질서와 주민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사법기관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합니다. 이번 개편이 우리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었나에 따라 향후 평가도 달라지겠지만 '복잡한 정세에 대처해 주민생활 안정'에 기여하려는 개편 의도가 현실에서 제대로 반영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통국가의 경찰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남한의 경찰은 주민들을 위한 친절한 봉사와 편의를 제공하는 국가기구로 세계적으로도 평판이 좋습니다. 경찰은 지역 사회가 효율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데 뒷바침 역할을 합니다. 범죄와 사고예방을 위한 역할 외에도,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디든지 바로 달려가 도와준다'고 남한 경찰청은 설명합니다. 또, '인권을 존중하고 권한을 남용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친절하고 신속,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겠다'며 최대한 국민들을 위해 낮은 자세로 봉사한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공정하고 친절하며 낮은 자세들은 일상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공공장소나 길거리에서 경찰차나 경찰을 보게 되면 '여기는 안전한 곳이구나,' '어떤 일이 생겨도 나는 보호 받을 수 있구나'라며 안심합니다. 낯선 도시에 여행하면서 길을 잃을 경우는 동네 경찰서를 찾아 가면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지갑을 잃어버려 집으로 돌아갈 차비가 없다면 내 주위에 보이는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차비도 주며 도와줍니다. 보호자 없이 길을 가는 아동이 있다면 경찰이 나서서 바로 보호자를 찾아주는 것도 기본적으로 주민들을 위해서 경찰이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주인 잃은 애완동물 찾아주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늦은 시간 귀가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안심하도록 골목 구석구석을 경찰차로 순찰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일은 '탈북민 정착지원'입니다. 탈북민이 남한에 도착해 하나원 교육을 받고 집을 배정 받아서 사회에 나오게 되면 먼저 그 동네 담당 경찰관의 전화부터 받게 됩니다. 담당경찰은 북한의 담당보안원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입니다. 남한 담당경찰은 탈북민을 데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주민등록을 도와주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일같은 일상적인 도움을 주는데요. 담당경찰은 최소 한 달에 두 번이상 탈북민들과 전화통화를 해서 안정적으로 잘 생활하는지 보살핍니다. 남한사회에서 통용되는 관행이나 법률, 행정 절차들을 잘 모르는 탈북민이기에 무엇이 불법인지 합법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탈북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폭력, 음주운전, 교통사고, 성희롱 등 북한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남한에서는 법적 규제를 받고 행정 처리가 필요한 일들이 많습니다. 생활 속 중요하지만 잘 모르는 규칙과 법률, 관행이나 태도들을 익혀가는데 담당경찰이 도와줍니다. 추석이나 설날 그리고 생일날 탈북민들은 더 외롭기 마련인데요. 담당경찰들은 명절이나 기념일도 놓치지 않고 선물을 주면서 탈북민들을 위로하고 보살핍니다.

하지만 북한 담당보안원의 횡포에 공포와 모멸감을 받았던 탈북민들이기에 남한의 친절한 담당경찰의 봉사도 처음에는 의심의 눈으로 봅니다. 나를 감시하기 위해 경찰이 전화했다는 생각에 경계하며 경찰을 멀리 한다는데요. 어떤 탈북민은 사소한 교통사고 문제로 경찰서에 가게 됐는데 북한에서 하듯이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공포에 떨었답니다. 그런데 경찰관들이 다가와서 존칭어를 쓰면서 위로하면서 도와줘서 깜짝 놀랐다고 말합니다. 담당경찰의 보호와 배려, 봉사를 받으며 북한 보안원들한테 받은 공포심리를 점차로 극복해 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공포의 대상인 경찰에서 봉사와 친절, 신뢰을 실천하는 고마운 경찰로 인식이 바뀐 답니다.

탈북민들이 이야기하는 북한의 담당보안원의 횡포 중에서 가장 불합리하고도 악랄한 인권유린으로 보였던 것은 담당보안원이 주민들의 금품을 주기적으로 갈취하는 기생관계를 형성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지역에서 돈을 좀 버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개인적으로 필요한 돈이나 물품들을 상납하도록 숙제를 주고, 못할 경우는 어떤 식으로라도 잡아들여서 처벌을 받게 만들지요. 불법과 인권유린을 묵인하는 경찰 관행이 존재하는 사회는 치안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도 없으며 국가와 주민들 사이의 안정적 신뢰관계 형성도 어렵습니다.

이번에 북한당국이 사회안전성을 새로 꾸린다고 하니 남한 경찰의 역할과 가치, 이념을 잘 연구해서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참에 인민보안성의 적폐 행위들, 인권유린 관행, 불합리한 행정구조들을 개선해서 정상적인 경찰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