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누가 근로대중의 피땀을 짜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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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비루스 대유행 병으로 전 지구는 지금 2년 반 이상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왁찐(백신) 제약회사가 큰 돈을 벌었겠구나 생각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오늘은 왁찐 개발로 엄청난 자본을 축적한 제약회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독일의 생명공학 회사인 바이오엔테크라는 제약회사는 코로나 왁찐을 개발해 최소 2백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그런데 회사 창립자인 우구루 사힌 대표는 2백억 달러에 만족하며 개인적으로 호의호식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 사힌 대표는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또 다른 중대 질병 중 하나인 암을 극복하는 데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 즉 mRNA 기술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인체 세포에 가르쳐, 특정 비루스에 감염되면 인체가 스스로 비루스를 퇴치하도록 하는 원리인데요. 이 원리로 코로나 왁찐이 개발됐고 이어서 특정 암세포를 표적하여 면역 체계를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한 면역항암 치료제를 임상 실험한 결과, 췌장암 환자 50%의 암세포에서 면역반응이 향상됐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암 환자들의 세포를 개별 연구해 다양한 정보를 축적하고 각각에 면역반응을 하는 항암 왁찐을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개별 환자들에게 맞춤형으로 신생 항원 암 백신을 개발해 면역반응을 살피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 비용이 많이 든다는데요. 이 때문에 사힌 대표는 “만약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 왁찐으로 번 수익이 없었다면 심각한 재정 압박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사례는 자본가가 근로 인민대중들을 착취하기보다 벌어들인 자본을 유용하게 활용해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그러나 노동신문은 종종 자본주의와 자본가를 악의적으로 표현하는 글을 보도합니다. 6월 초에 나온 ‘남을 희생시켜 안락을 누리는 것이 합법화된 반인민적 사회’라는 기사는 자본주의 사회가 “광범위한 근로대중의 생존과 리익을 무참히 짓밟는 사회”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자본가들은 권력과 돈, 최신 과학기술을 총동원하여 근로대중의 피땀을 깡그리 짜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본가 기업인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왁찐은 전 인류를 코로나 비루스로부터 구해냈고요. 이후 항암 왁찐이 개발돼 대중화되면 쉽게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러면 암환자들 중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야 값비싼 치료를 어디서든 쉽게 받을 수 있으니 항암 치료제 개발과 대중화에 사활적 의미는 없겠지요. 이런 것이 자본가들이 인류에게 기여하는 방식입니다.

의료계에서 돈을 번 자본가가 북한 주민들의 건강에 기여한 사례도 있는데요. ‘김만유병원’을 설립한 김만유 씨의 예입니다. 청취자분들도 다 알고 있는 김만유병원은 북한에서는 현대적 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유명합니다. 이 병원의 설립자 김만유 씨는 남한 출신으로 일제시대 일본에서 의학 공부를 하고 의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도쿄에 병원을 세워 일본에서 큰 재산을 모았지요. 1982년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에 22억 엔의 재산을 기부했고, 이 돈으로 평양 대동강변에 김만유병원이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자본가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인민을 위해서 기여한 좋은 예입니다.

‘평양심장병원’도 유사한데요. 2천 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제안해서 한국에서 제일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지원해 설립한 병원이 평양심장병원입니다. 경제력이 탄탄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등록된 신자가 100만 명인데요. 한국에서 경제력으로 중상위권에 속한 사람들 즉 기업을 이끄는 자본가들이 100만 명에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즉 남한 자본가들의 기금을 모아서 평양심장병원이 지어졌다는 말이지요.

자본의 혜택으로 한국 근로자들이 번 돈을 모아서 북한에 설립된 시설이 또 있습니다. 2014년 김정은 위원장도 현지지도했던 ‘정성제약종합공장’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자력갱생의 성공 사례로 자랑하는 정성제약종합공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는 시민단체가 지원해 공장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까 노심초사하며 ‘자본주의 사회는 약육강식 사회라서 첫째 희생자는 가난한 근로대중’이라고 위협하는데요. 앞서 설명한 많은 사례는 자본가들이 ‘권력과 돈, 최신과학기술을 총동원하여 근로대중의 피땀을 깡그리 짜내는 것’이 아니라 인민대중을 위해 자본과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경,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