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미래 북한의 주인, 청년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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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청년의 날입니다. 사회나 국가, 나아가 전 세계가 미래를 준비하며 발전을 꾀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성입니다. 그런 이유로 차세대 인류 공동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청년 세대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는 것에 사활을 거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유엔은 1965년부터 청년 세대들의 ‘평화와 상호존중, 이해에 대한 이상향을 증진’시킬 목적의 선언문을 채택하며 청년 세대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세계 청년의 날을 기념하고 있는데요. 유엔은 올해 세계 청년의 날 주제를 ‘세대간의 연대’로 선정하고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헤쳐 나가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코로나비루스 대유행병으로 전 세계가 함께 앓고 있기 때문이며, 지구의 기후환경 변화로 과거와는 다른 자연현상으로 재해도 늘어났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외교적 문제나 가치의 충돌, 불평등 문제 등이 국제적 또는 국가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청년 세대가 각자의 공동체나 국가를 이끌게 될 미래를 더 건강하고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화합을 위한 노력이 지금부터 필요합니다.

북한당국 또한 청년 세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육 부문은 물론 정치조직을 통한 청년들의 정치 이념적 통합과 건설 등 국가 경제 분야의 발전을 위해 청년들의 기여를 촉구하는 당국의 노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요. 세계 청년의 날인 12일, 노동신문은 ‘사회주의 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제 10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진행’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청년들의 정치조직답게,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에 전동맹적인 화력을 집중하는 것’ 그리고 ‘사회주의 건설의 어렵고 힘든 부문들에서 애국청년의 값높은 삶을 빛내여 나가도록’ 지도할 것 등을 토론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청년 세대들에게 기대하는 두 가지 축이 압축적으로 표현됐습니다.

다시 말해, 외부정보를 철저히 차단하자는 것과 돌격대 등 힘든 육체 노동현장에 탄원하자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우려하며 비판하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 침해이며 강제노동이자,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입니다. 이런 심각한 인권유린을 청년 세대에게 공공연하게 요구하고 있어서 안타까운데요.

한편으로, 북한당국도 최근 청년 세대들의 변화상에 대해 인식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기사에 나온 표현들을 보면, ‘총비서 동지의 강령적인 가르치심은 변화된 환경에 맞게 청년들의 사상 의식상태를 개조변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들의 심리와 수준에 맞게 앞질러가면서 교양사업을 벌려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즉 고난의 행군 이후 이미 북한사회가 크게 개변한 상태에서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청년 세대들은 기성 세대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청년들 대상 사상사업 내용을 보자면 앞서 언급했던 변화된 환경이나 청년들의 의식에 맞추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날 노동신문 5면에는 전쟁 노병의 자녀가 30년간 ‘교수교양사업’에 종사하며 청년 정치일꾼을 양성했다고 칭찬하는 기사가 있는데요. 즉 ‘청년동맹 조직사상사업, 조국보위와 사회주의 강국건설에서 청년들이 앞장서기 위한 문제’ 등을 심도 있게 가르쳤다고 설명하는 내용으로, 청년동맹 회의 내용과 일치했습니다. 또 다른 기사는 돌격대원들의 정신력과 ‘자체의 힘’만으로 기술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북한당국이 인식하는 청년세대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바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인데요.

북한의 청년 세대에 대한 관심은 한국 학자들 속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 청년 세대의 변화는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의 경제적, 정치적 안정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의 탈북청년 세대 대상 연구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북한의 청년 세대들은 ‘우리식 사회주의'나 ‘집단주의 의식,’ ‘주체사상과 당에 대한 충성심 또는 반미의식’ 등이 어른 세대들에 비해서 상당히 낮다고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수령을 신으로 여기는 것이 당연했는데 청년 세대는 수령을 ‘숭배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청년들은 돈과 물질을 최고로 우선시하는 즉 황금만능주의 경향을 보이고요. 국가 계획경제에 대해서도 비효율적인 경제제도로 인식한답니다. 그 때문에 돈주 같이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데요. 과거 기성세대들은 자본주의를 경시하는 풍조 때문에 돈 많은 사람들에 대해 ‘지주 자본가'라는 경멸적인 표현까지 썼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리고 불법행위도 돈만 있으면 넘어 갈 수 있다는 식으로 사고하는 경향도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청년 세대는 초기 자본주의 경제 원리가 왕성하던 장마당의 혜택을 한껏 받은 세대로 기존 어른 세대와는 판이한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이 청년 세대들이 북한당국이 주장하는 ‘우리식 사회주의 부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권개선을 만들고 실현해 나갈 주체가 될 건데요. 이처럼 달라진 인식을 가진 청년들을 국가발전의 길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이 청년들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사용해오던 ‘사회주의 혁명사상과 정치 선전 문구’가 지금도 과연 먹힐지 의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경,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