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세계 언론들이 주목한 국제면의 주요 보도에 북한 관련 내용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핵무력 위협과 16일에 개최될 중국 공산당대회에 대한 관측 보도, 그 뒤를 이어 북한이 연일 발사하고 있는 미사일에 대해서 세계가 주목하는데요. 세계 안보와 국제적 인권에 위기를 초래할 사건들 속에 북한 발 보도도 포함돼 있어 걱정이 큽니다.
지난 14일 새벽 1시가 지난 시각에 한반도 서해상으로 북한 방사포가 130여 발, 이어서 동해상으로도 40여 발 사격됐다고 전합니다. 이보다 몇 분 앞서서 북한은 비행거리 700여 km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도 발사했습니다. 12일에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었는데, 서해를 향해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에 작전배치된 미사일의 전투 성능과 위력을 제고하고 작전운용 체계의 기술적 안정성을 재확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용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가 9월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두 주간 7차례 있었답니다. 올해 들어서 북한당국은 탄도미사일을 26차례,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세계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가 지나기 전에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예견하는데요. 중국이 5년에 한 번 개최하는 당대회 기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는 않겠으나 미국의 의원선거도 11월 초에 있으니 전략적으로 미국에게 좀 더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11월 중에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문가들이 전망합니다.
14일 새벽의 방사포 사격은 2018년 9월 19일 남북한 지도부가 함께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 즉 ‘9.19 군사합의’를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남북한 모두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완충지역을 설정하고 비행 및 포사격 등을 금지하기로 한 ‘평양공동선언’의 합의를 북한당국이 무시했다는 의미입니다. 남북한간 약속을 무시한 채 한반도 정세를 위기로 몰아넣는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한 것인데요. 따라서 유엔에서 국제 안보를 다루는 제 1위원회에서도 북한당국의 무력시위에 대해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북한의 잦은 무력도발은 한반도와 지역 및 세계 안보에 위기를 조성할뿐 아니라,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생계와 인권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에 더 큰 문제입니다. 특히 북한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사회는 2000년대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았을지 모른다고 분석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북중 국경을 봉쇄한지 3년째고요. 북한당국이 공식적으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여전히 국경은 닫혀 있어 주민들의 곳간이 텅 빈 것은 물론이고 국가적 경제상황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북한 내부에서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힘겨운 목소리들이 전파되고 있는데요. 돈주들마저 도산하고 있어, 중소규모의 돈주들은 수입원이 끊기게 되자 중국의 친인척들에게 외화를 보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사정이 악화됐다고 합니다. 돈주의 사정이 이 정도면 일반 주민들의 생활은 얼마나 더 힘들까 상상이 됩니다. 일본의 북한전문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당국의 핵무력을 자랑하는 정치 강연에도 불구하고 보통 주민들은 “핵실험을 하면 인민들에게 쌀이라도 주어지냐”며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고요. 오히려 주민들은 “굶어 죽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 애국이다”라고 하며, 수확기임에도 불구하고 끼니 걱정을 하는 주민들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중국과 공식 비공식 교역의 중단은 북한 장마당에 엄청난 타격이 되기 마련이고요. 3년째 진행되는 국경봉쇄로 인해 장마당 물가는 이전에 비해 5~10배가량 뛰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되면 북한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열악하며 취약한 주민들이 가장 큰 고충을 받게 됩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식량 문제로 고충이 크다고들 하는데요.
한국의 국방연구원은 지난 9월 말까지 북한이 발사한 각종 미사일의 개발 및 발사 비용을 계산하니 총 6억 7천만 달러라고 합니다. 미사일 비용으로 식량을 구입한다면 쌀을 86만 톤, 옥수수는 172만 톤을 구입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세계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대략 121만 톤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주민들이 먹을거리도 제대로 장만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당국은 핵실험 준비와 미사일 발사에 몰두합니다. 그러면서 농민들에게는 “날씨를 탓하지 말고 제대로 추수하라”거나, “당과 국가의 양곡정책집행을 저해하는 온갖 현상들과의 투쟁을 강도 높이 전개할 데 대하여”만 외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이자 더 쉬운 해결책은 핵개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제 군사 전문가들은 한 차례 핵실험에 드는 비용으로 1억 6천만 달러 정도라고 보는데요. 북한이 핵개발을 멈추면 1억 6천만 달러의 핵개발 비용을 아끼는데 그치지만 않습니다. 유엔이 강하게 규제하는 북한 대상 제재가 완화될 것이고 그러면 세계 여러 나라들로부터 충분한 외화를 벌어올 수 있게 됩니다.
북한당국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고 말로만 외치는데요.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지름길은 바로 비핵화 실현으로 주민의 생명권과 식량권을 보장하는 길임을 인지하길 바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경,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