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누구도 뒤쳐지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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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국제사회의 인권향상 요구를 한결 같이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청취자 여러분들은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북한당국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고 있는 유엔 체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이십 년간 유엔무대에서 보여준 북한당국의 태도나 입장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비협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유엔에서 북한당국자들이 취하는 태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모든 유엔 기구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대여섯 개 정도의 유엔 기구들과는 대화의 창을 열고 있습니다.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이행을 위해서도 북한당국은 유엔 기구들에게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와 남한의 인권 기구들은 북한이 좀 더 효과적으로 이 목표를 이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일 남한의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의 서울 인권사무소가 공동으로 국제토론회를 진행했는데요. 최근 유엔을 중심으로 집중하고 있는 주제, 전세계 모든 나라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에 대해서였는데, 유엔이 제시한 이 목표들을 이행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의 밝은 미래와 더 나은 인권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는 2015년에 유엔 총회가 설정한 전 지구의 개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궁핍의 문제나 교육문제, 환경 오염문제, 식량 및 불평등 문제, 인권문제 등 지구상 모든 나라, 전 인류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며 17개의 실행 목표를 정하고 2030년까지 풀어가자고 결의한 활동 계획입니다. 북한도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이행하겠노라고 유엔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목표이행을 위해 유엔이 진행하는 크고작은 행사에도 비교적 열심히 참석하고 토론도 하고 있다 합니다. 북한당국은 내년도 2020년 7월에 열리는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회의에서 자발적 국가평가를 진행해서 목표이행의 진전상황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준비 차원에서 지난 10월 중순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이행을 위한 동북아시아지역 다자간 포럼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북한당국은 17개 목표들을 이행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고서를 제출하고 토론했다고 전합니다.

남한에서 진행한 토론회에서는 북한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세우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유엔의 발전 목표 중 ‘생산성 높은 고용과 안락한 노동환경을 보장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룩할 목표’의 이행과 달성을 위해서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북한 근로자들이 처해있는 위험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당의 지시를 무조건 결사관철할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에 발생하는 노동자들의 안전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또 경제적 이익이 더 많이 생기는 산업에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자율적인 분위기도 만들어야 합니다. 수 많은 노동자들이 인건비도 못 받고 국가대상 건설사업에 동원되는 현실도 경제성장을 떨어트리는 중요한 요건이 됩니다. 이러한 비효율적이고 인권을 해치는 부문을 조금씩 줄여나가면 이 분야의 목표는 이행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것이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성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블라디보스톡의 동북아 지역 회의에 참석한 북한당국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함께 보조를 맞춰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특히 여기서는 여러 목표들 중 농업을 발전시켜 기아를 없애겠다는 목표, 깨끗한 위생관리와 수질 확보를 위한 목표, 현대적이고 깨끗한 에너지를 확보할 목표, 주민들이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생활 여건을 보장해 줄 목표와 깨끗한 환경을 보호 유지하자는 목표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북한의 주장을 뒷받침할 투명한 통계자료나 분명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 같은 유엔 활동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과 생활상을 직간접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당국은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이행하는 과정을 주민들에게도 투명하게 공유하며, 장기적으로는 남한과 국제 기구들의 협조를 효과적으로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유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의 핵심적 구호는 “누구도 뒤쳐지게 할 수 없다" 입니다. 인간 존업성과 인권존중의 정신에 기반한 발전을 목표로 하기 때문인데요. 2030년까지 북한당국도 이행하겠다고 한 이 개발목표 실행을 통해서 북한주민들도 더 이상 뒤쳐지지 않고 전 인류와 함께 앞서 나가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