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벌써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한국은 2023년을 시작하며 달라지는 정책들이 몇 가지가 소개되었는데요. 그 중 흥미로운 것은 0세와 1세 유아가 있는 세대마다 정부가 매달 돈을 지급하는 정책입니다.
기존에도 양육비로 월 238달러를 출산한 부모들에게 지급해왔는데요. 2023년부터는 0세 유아 부모에게 554달러를, 1세 부모에게는 277달러를 매달 지급하기로 정책을 바꿨습니다. 2024년부터는 0세와 1세 부모에게 각각 792달러와 396달러를 한국 정부가 지급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2022년 1월 1일 이후 출생 신고된 유아의 부모들에게 1,583달러 가치의 ‘돈표’를 내주는 정책도 여전히 지속한답니다.
아이를 많이 낳게 하려는 정책들을 확대한 건데요. 한국은 2022년 말 합계출산율이 0.79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한 명이 일생 동안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계산한 건데요. 한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9월의 합계출산율 0.79명은 전년도에 비해 0.03명 감소한 수치입니다.
한 나라의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고 인구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7명이고 인도는 2.2명입니다. 영국과 미국도 중국과 같습니다. 독일과 뽈스까 즉 폴란드가 각각 1.6명과 1.5명입니다. 윁남은 2명이며 미얀마는 2.2명입니다.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출산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낮은 출산율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 가능한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그 대신 세금을 써서 부양해야 하는 고령인구가 증가하므로,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큰 위기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에 주목해 양육할 유아가 있는 세대들에게 돈을 주는 방식으로 출산율을 높여보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과거 16년간 2천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세계인구검토 보고서들을 보면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은 국가가 주는 양육비도 없고 국가의 경제력도 낮은 나라들이 주를 이룹니다. 대신 한국처럼 국가가 양육비며 교육비를 제공하는 나라들이 주로 출산율이 낮습니다. 양육비와 출산율의 상관관계가 크게 없음에도 잘 사는 나라들에서는 출산장려를 위해 딱히 취할 정책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정부처럼 지속적으로 양육비 지원을 확대하는데요.
북한도 2000년의 0.86%의 인구증가율에 비해 2022년은 0.43%로 감소했습니다. 윁남이나 미얀마 같은 국가들에 비해 경제력은 월등히 낮은 북한이 인구증가율이 예외적으로 낮아 특이하게도 인구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다방면의 전문적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는 원인은 북한 여성들이 지고 가야할 부담이 가중되는 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북한의 출생율 감소를 걱정하기 시작하던 시기가 2000년대 초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시기는 고난의 행군 이후 여성들에게 가장 혹독한 시기였을 겁니다. 심각한 식량난으로 전 인구의 영양상태도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세대의 생계를 여성들이 고스란히 부양해야 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더해 육아부담마저 전적으로 여성이 책임지는 관행도 한 몫 했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도 마찬가지인데요. 북한도 육아는 대체로 여성이 담당하는 오랜 관행이 있습니다. 여성이 아무리 전문적인 직업이 있어서 남편이 공동으로 육아를 책임져야 할 형편임에도 여전히 육아는 여성의 책임이라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요. 남성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육아는 장마당 등 여러 경제영역에서 실질적인 돈벌이를 하는 여성들 몫이기에 여성들의 육아 부담은 더 가중됩니다.
한국의 경우는 여기에 더해 더 이상 가부장적인 사회적 분위기에서 억눌리고 휩쓸릴 것이 아니라, 한 개체의 인간으로서 개인적인 성공과 자아 발전에 더 가치를 두려는 젊은 여성들의 노력과 생각이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북한의 여성들도 2000년 이후 국가가 허용하든 아니든 상관 없이 경제분야에서 전문가로 큰 성장을 이룬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마당은 물론, 사경제 영역에서 돈벌이를 하고 돈주가 되어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여성 사업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 같은 북한여성들의 자아의 성장 또한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줬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여성의 발전과 성장이 출산과 대립되는 가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여성들이 육아와 사회 경제 활동을 동반하는데 협조적이지 못할 경우는 여성들이 양자간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겠지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북한의 출산율 저하가 우려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절반의 북한주민인 여성들이 스스로를 개척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전시켜 나간 현상에 따른 부수적 결과라면, 한편으로는 북한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참여 활동은 응원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2023년 한 해도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북한 사회 곳곳에서 펼칠 여성들의 활약상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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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