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2함대를 재창설했습니다. 지난 8월 24일 미국은 동부해안의 노폭(Norfork) 해군기지에 입항한 항공모함(CVN-7) 조지 부시 함상에서 함대 창설식을 거행하고 초대 사령관에 앤드류 루이 해군중장을 임명했습니다. 제2함대는 1945년 제8함대라는 명칭으로 창설되었다가 1950년 2월 현재 명칭인 제2함대(US Second Fleet)로 개칭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제2함대는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관할하면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시 해상봉쇄 작전, 1983년 그레나다 침공 작전, 1990년 걸프전쟁 등에서 맹활약을 했으며, 나토(NATO)의 대서양 재해권 확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감소, 국방예산 삭감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2함대를 해체하여 미 동부 해역을 관할하는 3함대에 흡수시켰습니다. 그랬던 미국이 7년 만에 제2함대를 부활시킨 것은 북대서양과 북극해에서 날로 커지는 러시아의 해군력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성명을 통해 "지금은 대국 간 경쟁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안전보장이 한층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북대서양에서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제2함대를 창설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강국으로서 최강의 해군력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은 전 세계 해상을 관할하는 함대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2함대의 재창설로 미국은 6개의 함대를 운영하게 되었는데, 제2함대는 미 동부해역과 대서양 및 북극해를, 제3함대는 미 서부해역과 동태평양을 그리고 제4함대는 카리브해와 남대서양을 관할합니다. 제5함대는 인도양을, 제6함대는 지중해를 그리고 최대 함대인 제7함대는 서태평양을 관할합니다. 미국에는 예비함대(Mothball Fleet)라는 것도 있는데, 속칭 '유령함대'로 불립니다. 미국은 현역에서 은퇴한 항공모함과 군함 2천여 척을 해체하지 않고 여러 곳에 분산 계류시켜 놓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2차대전, 베트남전, 한국전, 걸프전 등에서 활약했던 기라성 같은 전함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가비상 사태가 도래하면 이들은 수 개월 동안의 수리를 거쳐 다시 전쟁터로 나올 것입니다.
이렇듯 미국은 만약의 사태까지 대비하면서 새로운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제2함대의 재창설이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음속 5배 이상의 초음속 순항미사일, 음속 수십 배의 극초음속 타격 미사일과 무인기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미국에게 새로운 안보위협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중국은 극초음속 무인기인 싱쿵(星空)-2호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극초음속 비행체인 둥펑(DF)-ZF 과 항모 킬러로 불리는 둥펑(DF)-17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입니다. 러시아도 금년 3월 여섯 종류의 수퍼 신무기를 전격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음속 20배 RS-26 아방가르드 미사일, 음속 10배의 킨잘 미사일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해군력 재건과 잠수함 세력의 급속한 증강은 제2함대 재창설을 촉발한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냉전시대 소련 해군은 미국에 절대적인 열세였습니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항공모함 세력의 건설을 시도했지만 기술력과 자금력의 열세 때문에 여의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잠수함 증강이었습니다. 러시아는 북극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2014년에 북극해 군관구를 신설했으며, 현재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핵추진 잠수함만 타이푼급, 델타급, 머큐리급, 오스카급, 시에라급, 아쿨라 급 등 여덟 가지이며, 디젤까지 합치면 열 개 종류가 넘습니다. 오하이오급, LA급, LA급을 대체하기 위해 생산 중인 버지니어급 등 비교적 적은 종류의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러시아는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으로 2013년에 야센급과 보레이급을 개발했고 현재 하바로스크급 등을 개발 중인데, 수상 1만5천 톤인 보레이급 핵추진 잠수함은 신형 불라바 대륙간탄도탄 발사관 16개를 갖춘 공포의 타격수단입니다. 보레이급은 현재까지 3척이 건조되어 북해함대와 태평양함대에 한 척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은 2함대를 재창설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미국의 군사력은 안보환경과 위협의 변화에 따라 쉼 없이 변모할 것이며, 북핵 위협이 소멸되지 않는다면 거기에 대한 대응도 뒤따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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