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이스라엘-하마스 충돌과 이어언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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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충돌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과격세력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알아크사 여단이 이스라엘 군경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5월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전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이슬람 단식일 라마단 행사를 하던 팔레스타인 이슬람 신자들이 시위를 하자 이스라엘 군경이 진압에 나선 것이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하마스가 5월 10일부터 이스라엘 거주지에 로켓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이 강경 대응을 하면서 충돌이 격화되고 양측의 피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마스의 로켓탄에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희생되면서 이스라엘은 공군기를 동원하여 가자 지구에 있는 하마스의 시설들을 공습하는 등 대응의 강도를 높여 나갔고, 하마스의 주요 간부들을 노리는 이스라엘의 공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은 운명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이 위치한 팔레스타인 지역은 오래전부터 유태인의 선조인 히브리인들이 살았던 곳으로 ‘가나안 땅’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들 유태인들은 바빌론,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등에 의해 차례로 정복당했고 서기 1세기 로마에게 정복당한 후부터는 중동, 유럽 등 세계 각지로 흩어지게 됩니다. 이후 가나안 땅은 오스만 제국 등 이슬람 세력에 의해 지배 받게 됩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각지로 흩어진 유태인들은 ‘가나안 땅으로의 귀환’을 의미하는 시온주의 운동을 벌였는데, 1차대전 중 팔레스타인 지역을 위임통치하던 영국이 유태인의 지원을 받기 위하여 종전 후 이 지역에 유태인 국가가 건설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밸푸어 선언’을 발표함으로써 시온주의 운동은 더욱 힘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영국은 이에 앞선 1915년에 아랍인들에게도 ‘맥마흔 선언’을 해주었습니다. 즉, 1차 대전에서 영국을 도와 싸워주면 이곳에 이슬람 국가를 세워주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이후 유태인들은 2차 대전 중 나치독일에 의해 4백만여 명이 학살되는 홀로코스트를 겪게 되지만 그것이 1948년 유태인들의 이스라엘 건국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이로서 2천년 전의 연고를 내세우는 유태인과 2천여년 동안의 연고를 주장하는 아랍인과의 충돌은 운명적인 것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렇듯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건국된 이스라엘은 이후 숱한 전쟁을 치르면서도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건국을 선언한 직후 이집트,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등 이슬람 국가들의 침공을 막아내야 했고, 이후에도 1956년, 1967년, 1973년 등 세 차례의 전쟁을 더 치러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오늘날도 이스라엘은 한반도의 1/4에 불과한 22만km²에 인구 9백만 명의 소국입니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나라입니다. 적대적인 이슬람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번번히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중동에서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선진국이자 기술적·군사적 강대국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 속, 이번 무력충돌에서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기술력을 과시한 무기가 있는데 바로 ‘강철 지붕’이란 의미를 가진 ‘아이언돔(Iron Dome)’이라는 방어체계입니다. 아랍측 사망자가 수백명이 넘어가는데도 이스라엘측 사망자가 십수명에 불과한 것은 이 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돔은 2011년부터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한 단거리 요격미사일인데 이것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로켓탄의 90%를 공중에서 요격한 것입니다. 아이언돔 1개조는 요격미사일 20발씩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차량 3대와 탐지레이더, 추적시스템, 사격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되며 요격 가능 범위는 최대 70km입니다. 이이언돔은 2012년과 2018년에도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탄을 요격하는데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여 명성을 증명한 바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현재 해군 함정에서 발사하는 아이언돔도 개발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듯 아이언돔이 단거리 대공방어 무기로서의 명성을 얻어가면서 이 무기를 구입하려는 나라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루마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구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나토와 한국군도 구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많은 핵무기를 가진데 더하여 미사일, 대구경 방사포 등과 같은 공격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언돔과 같은 방어무기 체계를 구입하거나 개발하는 것이 한국군의 관심 대상이 됨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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