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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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베이징에서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상하이에서 1차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창당을 결의한 것이 1921년 7월 23일이기 때문에 진정한 창당은 7월 23일이지만 중국은 1938년부터 7월 1일을 창당기념일을 지정하여 경축하고 있습니다. 중국공산당의 당원은 약 9천 2백만 명으로 웬만한 나라들의 인구보다 많으며, 여느 사회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당이 정부와 의회를 지배합니다. ‘이당영군(以黨領軍)’ 원칙도 불변입니다. 즉,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민의 군대가 아닌 당에 충성하는 ‘당의 군대’입니다.

당연히, 중국의 근대역사는 곧 공산당의 역사입니다. 공산당은 쑨원(孫文)이 국민당을 창당한 1919년보다 3년 뒤에 창당되었지만, 내전을 통해 국민당을 밀어내는데 성공합니다. 1930년대 초반 공산당은 국민당 장제스(蔣介石) 총통의 공산당 토벌작전에 밀려 대장정에 올라야 했지만, 1937년에서 1945년까지 항일 국공합작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1949년 국민당을 대만으로 패주시킨 후 그해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합니다.

이때부터 중국공산당은 명실공히 중국을 지배하는 유일 정치세력으로서 중국의 근대역사를 만들어 갔습니다. 1950년 6·25 전쟁을 도발한 북한군이 유엔군에 밀려 패퇴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패망의 위기에 처하자 중국공산당은 '항미원조'(抗美援朝),‘ 즉 북한을 도와 미국에 저항한다는 명분 하에 참전하여 북한을 소생시켰습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문화혁명을 통해 ’사상적 청소’를 감행했으며, 1971년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면서 대만을 유엔에서 축출했습니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집권 이래 중국공산당은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하면서 시장경제 체제를 받아들여 경제개발에 주력하게 됩니다. 미국도 당시 공산진영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중국에게 문호를 열고 관계를 개선했고, 중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면 평화를 사랑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해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러한 국제기류 속에서 한국도 1992년 오랜 친구인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습니다. 이후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겸 기술강국, 정보강국 그리고 군사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군사력을 키우면서 국제질서는 다시 한번 요동을 칩니다. 특히, 2012년 시진핑(習近平)이 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으로 취임하면서부터 노골적으로 미국에 도전하고 소위 ‘늑대전사 외교’로 불리는 공세적 외교를 펼치면서 국제질서는 바야흐로 미중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시 주석은 2017년 자신의 사상인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공산당헌법에 삽입하고 2018년에는 국가주석직 3연임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등 영구 독재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제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은 ‘위대한 중화시대’를 열어가는 ‘대국굴기’ 를 선도하는 정치세력이며, 많은 서방국가들은 중국공산당을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100주년 기념식이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시 총서기는 6월 29일 베이징의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7∙1 훈장’ 수여식에서 “영원히 당을 믿고 당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필사적으로 싸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7월 1일 베이징의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 에서는 “중국공산당이 첫 번째 100년 목표를 달성하여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함을 누리는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를 실현했다고 강조하고, “이제 중국공산당은 두 번째 100년 목표를 향해 의기양양하게 걸어갈 것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되돌릴 없는 역사의 여정” 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특히, 미국 등 서방국가들을 겨냥해서는 “중국을 압박하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 이라고 경고하고 “선생님인 척 가르치려 드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공산당과 인민을 갈라 치려는 시도를 허용하지 않겠다” 등의 강한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이렇듯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은 강해진 중국의 힘을 과시하는 행사들과 시진핑 주석의 포효로 장식되었는데, 세계는 이를 결코 편안 마음으로 지켜보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기념식에서 쏟아진 강한 발언들이 많은 나라들에게 앞으로 전개될 국제질서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를 상기시켜 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사작성: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