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한국의 방위사업청은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전투기의 핵심장비인 AESA 레이다 시제품 출고식을 가졌는데, 이것이 2026년에 첫 선을 보일 국산 전투기(KF-X)에 탑재될 레이더여서 국방관련 인사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 10일 군당국자가 국방계획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 여부를 묻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또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먼저 전투기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공군력을 건설함에 있어 서로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다양한 종류의 항공기를 보유하며, 전투기에 있어서도 성능이 뛰어난 전투기, 중간급 전투기, 하급 성능의 전투기 등을 혼합 보유합니다. 공군은 이를 'high-middle-low mix'라고 부릅니다. 현재 한국 공군의 high 전투기는 F-15K 이지만, 이미 도입이 시작된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가 high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middle 급은 F-16이며 low급으로는 F-4, F-5, FA-50 등이 있습니다. 일명 '보라매 사업'으로 불리는 KF-X는 미들급인 F-16을 대체하기 위해 국산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즉, 개발비 8조 6천 억원과 생산비 10조 원을 합쳐 총 18조 6천억 원을 투입하여 2026년부터 2032년까지 120대의 국산 전투기를 생산·배치하는 사업인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미들급이지 사실상 4.5세대에 해당하는 한국산 첨단 전투기가 될 전망입니다. 최대 속도 음속 1.8배에 7.7톤의 무장량을 가질 국산 전투기는 급선회 및 기동 능력이 뛰어나고 일정 수준의 스텔스 기능을 갖추는데다 전투기의 4대 핵심장비로 불리는 장비들을 모두 국산으로 장착하게 됩니다.
4대 핵심장비란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지 및 추적 장비 (IRST), 전자광학표적추적장치(EOTS), 전자파방해장비(EWS) 등을 말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AESA 레이더입니다. 일명 ‘잠자리 눈’이라 불리는 AESA 레이더는 1천여 개의 송수신 모듈을 독립적으로 작동시켜 여러 개의 공중, 해상, 그리고 지상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추적하는 최첨단 레이더로 KF-X에 탑재될 국산 AESA 레이더는 1,200여 개의 모듈에 탐지거리도 200km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번에는 핵추진 잠수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국 해군은 1,200톤급 및 1,800톤급 잠수함들을 운용하고 있지만, 여기에 더하여 2030년대 초까지 3~4천톤급 잠수함 9척을 전력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1번 함인 도산안창호함은 2018년에 진수돼 2022년에 실전 배치될 예정입니다. 1~6번함은 재래식 디젤엔진을 탑재하기로 했지만, 4천톤 급으로 건조될 7,8,9번 세 척의 추진엔진에 대해서는 정부가 즉답을 피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시속 약 50km로 북한의 재래식 디젤잠수함들보다 세 배 이상 빠르고, 연료를 재보급받지 않고 무제한 항해가 가능하며, 수개월 동안 수면에 올라오지 않고 잠항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잠수함 장착용 소형 원자로를 설계했었고 결정이 있으면 2년 안에 핵잠을 건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이러다가 남북한이 무제한적 무기경쟁에 돌입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도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북한인 것 같습니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무기경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핵추진 잠수함만 해도 그렇습니다. 북한이 2016년이래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들(SLBM)을 시험발사해왔고, 최근 북극성-3형 미사일 3기를 탑재할 3천톤급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보도가 나온 후 한국에서 북한 잠수함을 추적해서 잡을 수 있는 핵잠수함을 건조하자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식의 무기경쟁은 남북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것이지만, 경제력이 작은 북한에게는 더욱 큰 타격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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