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임성재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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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 22세의 한국 골프선수 임성재가 큰 일을 해냈습니다. 지난 11월 15일에 끝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골프대회인 제84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15언더파로 공동 2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는데, 이는 이 대회에 참가했던 역대 아시아인 선수로는 최고기록입니다. 이전까지의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 선수가 거둔 3위였습니다.

미국 동남부의 조지아주에 있는 오거스타는 인구 20여만 명의 쾌적하고 조그마한 도시입니다. 인근에는 사바나 강이 흐르고 있는데, 이 지역은 매년 4월이면 전세계의 이목을 끕니다. 사바나강 지역에는 과거에 미국이 수소폭탄을 제조했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립핵연구소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세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곳 오거스타에서 최고 전통의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주관하는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대회이며, 1934년 전설적인 골프 선수인 바비 존스에 의해 처음 개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대회일자가 11월로 바뀌었고, 갤러리가 없는 가운데 TV로 중계가 되었지만 그 열기는 여전했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은 1년 중 4개월만 회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고, 나머지 8개월 동안은 마스터스 대회를 위해 폐장합니다. TV를 시청한 분들은 느꼈겠지만, 이 대회에는 카메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포함한 모든 장비들은 나무 사이에 설치하여 완벽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연출되며, 광고방송도 일체 없습니다. 통상 이 대회를 보기 위해 입장하는 갤러리들은 1만불 정도의 비싼 입장권을 사고 들어오는데, 이것은 입장료라기 보다는 후원금입니다. 그만큼 이 대회를 훌륭하게 치루기 위해 모두가 비용을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골프장의 그린은 하도 빨라서 유리알 그린으로 불립니다. 그 중에서도 어렵기로 소문이나 있는 11,12, 13번 홀은 ‘아멘 코너’로 불릴 만큼 악명이 높습니다. 이곳에서 작년 우승자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12번 파3 홀에서 친 티샷이 물이 빠지고 벌타를 받고 친 샷도 매끄러운 그린을 타고 또 다시 물속으로 굴러들어가는 바람에 타이거 우즈는 무려 10타를 치면서 우승권에서 밀려나 버린 것입니다.

어쨌든 오거스타 마스터즈는 모든 골프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이며, 여기서 우승을 하여 그린 재킷을 입어보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여깁니다. 금년도 마스터즈 우승자는 미국의 더스틴 존슨 선수였습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 임성재에게 한타 차 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존슨은 평점심을 잃지 않고 다시 타수를 줄여 결국 대회사상 최고 성적인 20언더파로 우승을 거머잡았고, 한국의 임성재와 호주의 캐머린 스미스가 15언더파로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큰 덩치에 강한 남자로 알려진 존슨 선수는 우승 후 인터뷰를 하면서 연신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어릴 때부터 이 오거스타에서 그린 재킷을 입어보는 것을 꿈꾸었다고 말했습니다. 존슨은 이번 우승으로 23억 원에 달하는 우승상금을 받았습니다.

임성재에게도 돈복이 터진 것 같습니다. 임성재가 프로 골프에 입문한 것이 재작년인데, 작년과 금년에 미국 프로골프 투어를 뛰면서 벌어들인 돈이 81억원에 달한다고 하며, 그 중에서도 35억 원은 최근 2~3주 동안 벌어들인 것입니다. 마스터스에 앞서 열린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하여 상금 126만달러(약 15억2000만원)를 그리고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단독 3위를 차지하여 64만 1700달러(약 7억 7000만원)의 상금을 받은데 이어 이번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으로 11억 2천만 원을 받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임성재의 성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22세라는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앞으로 이 선수가 세계 골프장들을 누비면서 국위를 선양하고 돈도 벌 날들이 많이 남아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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