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이스라엘-하마스 휴전과 중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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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휴전에 들어갔습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이슬람의 무장정파이고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이슬람 무장정파인데 둘 다 이란의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통해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1,200명을 죽이고 250명을 인질로 잡아가고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은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13개월 전투 끝에 2024년 11월 27일부터 60일 임시 휴전에 들어갔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025년 1월 15일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란은 왜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해왔을까요?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팔레비 국왕이 통치하던 시절에는 중동에서 가장 자유분방하고 개방된 친서방 국가였습니다.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는 달리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나라였고, 테헤란 거리에는 활기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몰아내고 반미·반서방 국가로 돌변했고, 이슬람 율법으로 통치하는 신정국가가 되면서‘이스라엘 축출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이란은 이슬람 혁명을 이웃 아랍국들로 수출하기 위해 혁명수비대를 만들고 중동의 패권국이 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해 예멘의 후티 반군-이라크의 시아파 세력-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을 잇는 ‘시아파 초승달’을 구축해 왔습니다. 소위 ‘시아파 벨트’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란이 레바논과 시리아에 있는 헤즈볼라와 가자 지구의 하마스를 지원하는 통로였고, 이스라엘을 포위·압박하는 ‘저항의 축’이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은 ‘저항의 축’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스라엘은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경상북도 보다 조금 큰 2만 2천㎢의 국토와 1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이스라엘은 이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하마스, 레바논과 시리아의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7개의 전선에서 싸워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여러 방향에서 수많은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받았지만, 이스라엘 국민은 거의 다치지 않았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이 4만 7천여 명의 사망자와 11만 명의 부상자를 기록했지만, 이스라엘은 1천 7백 명의 사망자와 7천 9백여 명의 부상자만을 기록했는데, 1,200명은 2023년 하마스의 선제 기습 때 숨진 사람들입니다. 가자지구에서 대부분 건물이 파괴되고 인구 230만 명 중 190만 명이 난민이 되었습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초토화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가 엄청난 대가를 치른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보다 인구가 아홉 배나 많고 국토 면적이 75배나 되는 이란과 대결에서도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았지만 인명 피해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이란이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란이 키운 ‘저항의 축’이 붕괴했고, 설상가상으로 자신들이 지원해 온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에 의해 축출됨으로써 이란의 입지는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이렇듯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전쟁의 큰 불길은 잡혔지만, 중동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향후 가자지구 처리 문제, 헤즈볼라 처리 문제, 시리아 내전의 재발 가능성,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을 둘러싼 이스라엘-시리아 충돌 가능성, 튀르키예-쿠르드족 충돌 가능성 등 많은 불씨들이 남아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한반도도 전쟁의 불씨들이 남아 있는 지역입니다. 북한의 체제와 정책을 보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국가경제력의 30%를 군사력 운용에 투입하고 핵무력 증강에 진력하면서 주민을 경제소득 1천 달러의 극빈으로 내몰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인권 문제도 알아사드 정권 하의 시리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아사드 정권은 수만 명의 반대자를 구금하고 처형했지만, 작년 12월 반군들에 패하여 결국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 신정부를 수립한 반군들은 지금 이슬람 극단주의를 버리고 개방적이고 온건한 체제의 새로운 시리아로 재탄생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국민 통합을 위해 여러 종파와 종족을 차별하지 않는 포용정책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리아 신정부의 이런 노력이 진실이기를 기대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값진 문화유산들을 간직한 시리아가 세계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타결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마찬가지로 북한도 인권을 존중하고 개방된 나라로 변화하여 한반도에 남아 있는 전쟁의 불씨들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