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군이 2021년도를 마감하면서 ‘군을 빛낸 인물들’을 선발하여 수여하는 위국헌신상 수상자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상은 2010년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방부가 제정한 상으로 매년 모범적인 군생활로 군을 빛낸 군인들과 국방에 기여한 관련자들을 선발하여 상패와 포상금을 수여하는 것인데, 현역 수상자는 진급심사에서 특혜를 받습니다. 그동안 이 상은 북한군 도발로 부상당한 장병, 위급한 순간에 동료를 구한 군인, 6∙25 전사사 유해발굴에 공을 세운 장병, 신무기 개발에 기여한 연구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제12회를 맞이한 2021년에도 12월 28일 서울의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서욱 국방장관이 김재엽 소령 등 다섯 명에게 위국헌신상 본상을 그리고 다른 두 명에게는 특별상과 한미동맹상을 수여했습니다.
먼저 김재엽 소령을 소개합니다. 김 소령은 임관 후 90 차례나 헌혈을 한 모범 군인입니다. 2006년 21사단 일반전초(GOP) 초소장을 할 때 낙상 사고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임무를 수행했고, 2011년에는 휴가 중에 급류에 고립된 민간인들을 구조했습니다. 지금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우주작전장교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대처를 위한 연구논문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육군 제12보병사단의 임병찬 중사입니다. 임 중사는 2019년 강원도 인제 지역의 일반전초(GOP) 분대장을 하면서 태풍과 집중호우로 무너진 철책을 복구하기 위해 부하 10여 명을 이끌고 작업하던 중 유실 지뢰를 밟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북한군의 도발인줄 알았던 임 중사는 왼쪽 정강이가 날아가는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부하들을 참호로 대피시킨 후 헬기로 후송되어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4개월 후 임 중사는 의족을 달고 원대 복귀했으며, 다른 부대로 전출하라는 주위의 권고를 사양하고 부하들이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근무 중입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해군 특수전전단의 해상구조 전문가 황병익 대령입니다. 황 대령은 26년 군생활 중 10년 8개월을 즉각 출동을 위한 ‘1시간 대기 태세’를 유지하며 지냈고, 30여 회의 해상구조 작전을 이끌었습니다. 황 대령은 2010년 북한 잠수정의 기습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인양 작전, 2019년 KF-16 공군기 및 독도 소방헬기 인양 등 무수한 구조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천안함 폭침은 바다 밑에서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까지 찾았는데도 북한이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도발 사건입니다. 네 번째는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조주영 중령입니다. 공군 수송기 교관인 조 중령은 K-330 공중급유기의 전력화 업무를 맡았던 에이스 조종사이기도 합니다. 작년 6월에는 다국적 공군훈련인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서 한국 공군의 첫 해외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했고, 7월에는 코로나에 집단 감염된 청해부대 제34진을 귀국시키는 ‘오아시스 작전’을 수행했으며, 8월에는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해외 탈출을 원하는 아프가니스탄인 390명을 국내로 송환한 ‘미라클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다섯 번째는 이정영 공군 중령입니다. 이 중령은 공군 기동정찰사령부 소속 헬기 조종사로 2,000 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기록하면서 세월호 참사, 산불 등 숱한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공로로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헬기 시험비행 중 엔진이 꺼지는 상황에서 능숙한 대처로 승무원들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특별상을 받은 고(故) 기태석 씨는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각종 미사일 개발에 기여했고 2019년에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 실험 중 폭발사고로 외동딸의 두 돌을 앞두고 순직했습니다. 이날 특별상은 기 연구원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에게 수여되었습니다. 한미동맹상을 받은 윌리엄 리브스 미 육군 중령은 28년 군생활 중 20년을 한국에서 보낸 한국통이자 연합훈련 전문가로 연합 상륙작전 군수 지원 교범을 발간하기도 한 미군입니다. 그는 한국인 아내와 딸을 둔 가장으로서 한국을 가장 잘 아는 미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여 2021년도 위국헌신상은 일곱 명의 모범 군인 및 연구자에게 수여되었습니다. 2022년도에는 또 어떤 모범 군인들이 수상의 주인공이 될지 기대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