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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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18일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 2017)를 발표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서는 4년 주기 국방태세검토서(QDR), 핵태세검토서(NPR) 등과 함께 미국의 안보국방 정책의 기조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서인데, 특히 국가안보전략서는 미국의 세계전략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침서의 성격을 가집니다. 이번 국가전략서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국제환경, 미국의 안보이익, 미국의 대응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국가안보전략서는 일곱가지 주제에 대해 미국 세계전략의 방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첫째, ‘America first’라고 부르는 미국우선주의 주제에서 전략서는 국제사회와 협력함에 있어서도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무역, 불공정한 방위비 분담 등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둘째 주제인 ‘미국의 전략비전’에서는 미국이 추구하는 네 가지 핵심이익을 규명하고 있는데, ⑴ 미국 국민•국토 그리고 삶의 방식 보호(Protect the American People, the Homeland, and the Way of Life), ⑵ 미국의 번영 촉진(Promote American Prosperity), ⑶ 힘을 통한 평화의 보존(Preserve Peace Through Strength), ⑷ 미국의 영향력 확대(Advance American Influence) 등이 그것들입니다. 지난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가 외교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스마트 파워를 앞세워 안보•번영•가치•국제질서라는 네 가지 핵심이익을 추구하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안보전략서는 미국 자체의 안보와 번영에 더 많은 역점을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셋째, ‘미국적인 것의 회복’이라는 주제에서는 미국을 더욱 부강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결의를 담아내고 있으며, 넷째 주제인 ‘국제친교와 우의’라는 주제에서는 미국은 문명국들과 친교를 나눌 것이며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리즘과 투쟁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섯 째, ‘힘을 통한 평화’ 부분에서는 연약함이 충돌을 가져오므로 무적의 힘으로 미국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여섯 번째 주제인 ‘미국의 도전세력’ 부분에서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을 미국의 힘에 도전하는 경쟁세력(Rival Powers)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여 지구촌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불량정권들(Rogue Regimes)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주제인 ‘미국 가치의 공유’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들에게 미국의 가치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맹국들, 파트너들 그리고 제휴국들과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서 안보전략서는 지역별로 미국의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미국 국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임 오마바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재균형 전략 (Re-balancing Strategy)을 제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인도-태평양으로 범위를 넓혀 군사•경제적 협력 대상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더욱 포괄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안보전략서는 남중국해의 중국의 군사시설을 불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으며, 군사력을 복원하여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러시아를 견제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즉, 중국과 러시아를 기존질서를 위협하는 경쟁자이자 수정주의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국가안보전략서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인식을 여과 없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안보전략서는 ‘북한’을 17번이나 언급하면서 ‘불량국가(rogue state)이자 독재국가로서 자기 국민들을 굶겨가며 막대한 돈을 쓰면서 핵무기와 화생무기를 개발하여 미 본토를 위협하는 나라,’ ‘동맹국을 위협하는 나라,’ ‘핵무기를 전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 나라’ 등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동맹국 및 우호국들과 협력하여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on the Korean Peninsula)를 위해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북한의 침략행위에 대응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강제할 수 있는 옵션들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안보협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북한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안보전략 2017』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정세 인식과 미국이 추구할 전략적 우선순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그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승리하겠다는 의도를 밝히면서 북한과 같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위협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들을 포용한다고 이들이 신뢰할만한 협력국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들의 위협을 방치할수록 군사적 대응 옵션은 줄어들 것이라면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는 다른 단호한 대북접근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미국의 이번 국가안보전략서에는 북한이 유념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평창에서는 인류의 스포츠 축제인 제23회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고 북한이 참가를 결정함에 따라 남북 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림픽 이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이후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하여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미국의 대응은 과거와는 많이 다를 수 있으며, 그 결과는 북한 스스로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북한정권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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