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한 한반도 긴장고조

0:00 / 0:00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월 중에만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변칙기동 탄도탄,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중거리 순항미사일, 알래스카와 괌을 위협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탄 등 일곱 차례나 쏘았습니다. 현재 세계에는 flashpont 즉 ‘화약고’로 불리는 곳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핵무기 개발 행보를 멈추지 않는 이란과 국제사회 간의 대결이 이어지는 호르무즈해협, 중국의 대만 침공설로 전운이 감도는 대만해협, 러시아군의 침공이 우려되는 우크라이나 등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한반도도 또 하나의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연방이 해체된 직후 분리 독립한 동유럽 국가 중의 하나입니다. 이후 폴란드, 체코, 헝가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 과거 소련 진영에 속했거나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동구 국가들이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나토(NATO)에 가입하자 러시아는 자국을 위협하는 ‘나토의 동진’이라면서 불만을 토로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에 큰 충돌이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슬라브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하여 내전을 부추겼고,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크리미아반도를 러시아로 합병했습니다. 이 사태로 러시아는 G-8 정상회의에서 축출되고 지금까지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십만 명의 군대를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역에 배치하여 침공위협을 가하고 있는 중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나토군에 8천 명의 군대를 파병할 준비를 차리고 있으며, 나토 회원국들과 함께 전쟁발발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기술적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일촉즉발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1월 12일 미국 재무부가 북한 제2자연과학원 소속 5명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하자 북한은 더 많은 미사일 발사로 대응했고 1월 19일에는 정치국회의를 열어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의 재가동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북한은 2018년 4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국제사회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하겠다는 소위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었는데, 이 모라토리엄을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러한 언행에 대해 국제사회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1월 20일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등 8개국이 제안한 대북 추가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후,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추가제재에 반대하는 것은 북한에게 백지수표를 주는 것”이라며 중국을 비난했고, 백악관의 설리번 안보보좌관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의 진전을 막겠다”고 했습니다. 미 의회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1월 21일 제임스 비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강력한 군사태세로 이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자”고 했고, 캘리포니아의 마이크 가르시아 의원은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은 엄청난 문제”라면서 방어 및 공격역량을 증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다호의 짐 리시 상원의원은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탄을 가진 북한이 이제는 핵전쟁 승리를 위해 능력을 가다듬고 있다”면서 “효과가 없는 대화에 매달리지 말고 강력한 군사태세를 갖추라”고 주문했습니다. 비슷한 시간 미국과 일본은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그리고 모든 관련 시설에 대하여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해체”를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동아시아 해역에 전례 없이 많은 항공모함전단들을 집결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동아시아에 집결한 미국 항모는 에이브러햄 링컨, 칼 빈슨, 로널드 레이건 등 세 척의 핵추진 항모와 아메리카, 에식스 등 두 척의 항모급 강습상륙함입니다. 미국의 항모전단 하나는 수십 척의 구축함, 순양함, 보급함, 잠수함 등과 수십 대의 전폭기와 해상초계기를 거느리기 때문에 웬만한 국가의 전체 국방력과 맞먹는 전력을 가집니다. 강습상륙함은 원정타격단과 수직 이착륙 F-35B 함재기를 싣고 다니는 사실상의 경항모입니다. 이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국민의 68%가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북한 사태를 더 위중하게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미국의 이러한 대응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러시아나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켜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많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58%가 유럽연합(EU) 가입을 그리고 54%가 나토 가입을 원하고 있으며 러시아 진영에 속하기를 원하는 국민은 21%에 불과합니다. 러시아가 주변국들에게 압박을 가할수록 동유럽 국가들과 나토의 경계심은 높아질 것입니다. 한반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