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러시아의 군사기술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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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북한 등 3국이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 간의 불법 무기거래와 군사기술 협력이 세계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3월 17일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북러 밀착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9월 군부 서열 1위인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군사분야를 담당하는 조춘룡 노동당 군수공업부장을 대동하고 러시아를 방문하여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금년 1월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도 4월 11일 권력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을 평양에 보내 중북 수교 75주년을 맞이하여 선린우호를 확인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강화되는 북중러 북방삼각의 공조와 북러 군사협력은 세계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던 작년 9월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탄 및 탄약 부족으로 고전하던 러시아군이 다시 공세에 나선 시점이며 북한이 제공하는 탄약, 포탄, 미사일 등이 러시아군의 공세 전환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한의 포탄 제공은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서방은 북러 무기거래 정황을 폭로하기 시작했습니다. 백악관은 2023년 10월 14일 북한의 탄약과 포탄이 나진항을 떠나 러시아군 탄약고로 이동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으며,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영국의 왕립합동문제연구소(RUSI) 등도 북러 간 선박의 움직임을 공개했습니다. RUSI는 2024년 3월 초부터 북한 유조선 5척이 러시아 항구를 드나들며 석유제품을 운송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금년 2월 26일 한국의 신원식 국방장관은 그 동안 6,700여 개의 컨테이너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내졌고 러시아로부터 약 9,000개의 컨테이너가 북한으로 보내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즉 북한이 수백만 발의 탄약 및 포탄을 보내준 대가로 러시아는 식량, 석유, 기타 원자재 등을 북한에 보내면서 군사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북러 군사기술 협력이 세계 및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법 무기거래는 북한의 무기거래를 금지한 유엔안보리결의안 1874호('09.6)와 2270호('16.3)를 사문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도왔습니다. 그것이 나토(NATO)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미국은 4월 20일 6개월 동안 보류해왔던 600억 달러(8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법을 통과시키고, 북한이 러시아군에 미사일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국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과 함께 신속하게 사거리 300Km 에이테큼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습니다. 영국, 독일 등도 추가적인 무기제공에 나섰습니다. 이렇듯 북한의 무기거래는 유엔체제를 흔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북러 무기거래는 북한 군수산업의 확충, 북핵 고도화, 북한 재래군사력의 현대화 등으로 이어져 직접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러시아 기술이 정찰위성, 핵무기, 핵미사일 등의 성능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낙후한 북한 공군의 현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수치상으로는 80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1960-70년대에 도입한 미그-19·21·23 또는 ‘수호이-25’ 등 구형 전투기들이고 가동률도 매우 낮으며, 주력기인 미그-29도 1980년대 도입된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는데다 부품 및 항공유 부족, 훈련 부족 등으로 인해 한국 공군의 F-35, F-15K, KF-16 등 4.5 세대 또는 4세대 전투기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에 북한은 2023년 북러 정상회담 직후부터 미그-29의 성능개량을 요구하여 실제로 2023년 하반기부터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중러북 북방삼각의 군사공조 강화, 북러 군사기술 협력, 북한의 군사 현대화 등은 결국 북한이 더 큰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사태를 야기할 것입니다. 한미일 3국의 군사적 공조가 강화될 것이고, 유엔안보리 무력화에 대해서도 대응이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한미동맹의 확장억제도 비례적으로 강화될 것입니다. 이렇듯 남북간 그리고 북방삼각과 남방삼각 간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는 것은 당사국들 모두에게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며, 북한과 같은 경제적 빈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