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대한민국 해군의 아덴만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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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한국 해군이 아덴만에 청해부대를 파견한지 십년입니다. 그래서 ‘아덴만 부부’로 불리는 한 쌍의 해군 커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김지현 하사와 박대우 상사가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남편인 박 상사는 청해부대 제27진으로 2018년 6월 왕건함에 승선하여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견되어 검문검색대 장비담당 부사관으로 근무하다가 같은 해 11월에 파병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상태이며, 아내인 김 하사는 청해부대 제28진으로 2018년 11월에 아덴만으로 파견된 최영함에서 전탐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는 두 함정이 임무를 교대하는 사흘 동안 함께 지냈지만, 아내가 남편에 이어 아덴만으로 떠남으로써 또 다시 6개월이라는 긴 작별에 들어갔습니다. 네살 짜리 어린 딸을 둔 부부가 일년에 고작 사흘을 함께 지낸 것이니 아쉬움이 여간 크지 않을 것인데도, 이들 부부는 행복합니다. 김지현 하사는 이런 이별을 알고도 청해부대 제28진으로 지원했고, 딸아이를 열심히 돌봐 주겠다는 친정 어머니의 약속에 시름을 놓고 아덴만으로 떠난 것입니다.

한국 해군이 청해부대를 파견하게 된 것은 2008년 이후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활동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8년 6월 결의 1816호를 통해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한 무력 사용을 허용했고, 10월에 채택한 결의 1838호를 통해 해적 퇴치를 위한 국제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아덴만 해역은 원유, LNG 가스 등이 이동하는 주요 해상수송로이며, 한국 선박도 연간 400여 척이나 지나다니는 해역입니다. 이에 한국 국회는 2009년 3월 '소말리아 해역 파병동의안'을 통과시켰고, 2009년 3월 13일 4천 톤급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이 해군특수부대, 항공파견대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된 청해부대 제1진을 싣고 아덴만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후 청해부대는 다국적군 합동참모본부의 지휘아래 해적 퇴치에 동참했고, 지난달 20일 기준 청해부대가 보호해준 세계 각국의 선박은 2만 척이 넘고 실제로 해적을 퇴치한 것도 21회에 달하며, 청해부대의 총 항해 거리는 195만㎞로서 지구를 49바퀴 돈 거리입니다.

청해부대가 올린 실적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2011년 1월 21일의 ‘아덴만 여명 작전’이었습니다. 이 작전을 통해 청해부대의 용사들은 해적들에게 피랍되어 소말리아로 끌려가고 있던 한국 화물선 삼호주얼리호를 급습하여 13명의 해적들을 사살 또는 생포했고, 21명의 선원들을 전원 구출했습니다. 이후 아덴만 여명 작전은 인질구출 작전의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2009년 5월 4일 청해부대가 북한 선박을 구출한 이야기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 6,400톤급 북한 선박 다박솔호는 아덴만 남방 해상을 지나고 있었는데 문무대왕함이 상선검색망을 통해 해적선이 접근하는 것을 확인하고 링스헬기를 출동시켜 해적선에 대해 위협기동을 실시하여 해적선을 퇴치했습니다. 당시 해적선은 다박솔호로부터 불과 3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링스헬기는 다박솔호가 위험 해역을 벗어날 때까지 호위해주었으며, 다박솔호는 상선망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고, 선원들은 손을 흔들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덕우 상사와 김지현 하사는 청해부대의 이런 자랑스러운 전통을 잘 알고 있는 해군용사들입니다. 그래서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작별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부부가 연달아 청해부대에 자원한 것입니다. 박 상사는 이미 세번이나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 근무를 했고,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 제6진에는 박 상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승선한 함정이 최영함이었는데, 그 최영함이 이번에는 아내 김지현 하사가 포함된 청해부대 제28진을 싣고 아덴만에 파견된 것입니다. 김지현 하사는 남편이 아덴만에 나가 있을 때에는 위성 전화, 온라인 편지 등을 통해 남편과 자주 교신했고 남편은 거의 매일 손편지를 써 보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아내가 이역만리에 나가 있고 남편이 고국에 머무르는 순서가 되었지만, 이들 부부간의 교신과 사랑 나눔은 전과 다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