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두 번째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진수

0:00 / 0:00

지난 5월 14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에서는 해군의 대형 수송함인 '마라도함'(LPH-6112)의 진수식이 엄수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를 함명으로 한 이 군함은 현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독도함과 같은 1만 4000천 톤급으로 독도함에 이은 두 번째 대형수송함입니다. 이날 진수식에는 송영무 국방부장관,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강은호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기타 방위사업청 및 조선소 관계자 수백 명이 참석하여 순수 한국의 기술로 건조된 거대한 수송함의 진수를 축하했습니다.

이날 진수식에는 특별한 손님들도 참석했는데, 마라도 주민 대표인 김은영 이장, 마라도 분교의 마지막 졸업자, 그리고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작전에 동원된 메러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손양영 씨와 이경필 씨가 그들입니다.

진수식은 국민의례, 사업 경과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유공자 포상, 축사, 진수줄 절단, 안전항해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축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송 장관의 부인 구자정 여사가 손도끼로 진수줄을 끊을 때에는 조선소가 떠나갈듯한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배를 진수할 때 손도끼로 진수줄을 끊는 것은 갓 태어난 아이가 탯줄을 끊으면서 새 생명을 시작하듯 새로이 건조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치러지는 의식입니다.

해군의 제1번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은 같은 장소에서 2005년 7월 12일 진수되었는데, 독도함과 마라도함은 한진조선소가 건조한 1만 4천톤 급 함정으로서 길이 200m에 폭 31m를 가진 거대함정이고 최대속력은 시속 23노트(41km/h)이며, 330명의 승조원 외 1천여 명의 병력과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공기부양 고속상륙정 2척 등을 실을 수 있고, 갑판에는 헬기 7대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한국 해군은 이런 함정을 대형수송함이라고 부르지만, 공식적으로는 병력과 무기체계들을 싣고 적진을 돌파하는 강습상륙함으로 분류되며, 대형 재해나 재난시 구조작전 지휘본부나 재외국민 철수, 국제 평화 유지활동 등 다양한 역할들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독도함은 해군작전 수행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왔지만 특히 연합훈련에서 톡톡히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독도함은 미국의 핵항모 조지워싱턴함과 함께 벌인 사상 최대의 한미 해상연합훈련 ‘불굴의 의지’에서 육중한 육상용 시호크(SH-60 Sea Hawk) 헬기들을 착함 및 이함시키면서 훈련 지휘부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습니다. 독도함이라는 함명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한국이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이나 다국적 해상구조훈련에 독도함을 참가시키면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불참하거나 자위대 요원들이 독도함 승선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한국의 영토인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해온 일본이 독도이라는 함명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곤 하는 것입니다.

건조비 약 4천 억 원으로 이번에 진수된 마라도함에는 국내 기술팀이 개발한 신형 탐색레이더, 골키퍼 방어체계, 대함유도탄, 고정형 대공 레이더 등 국산 무기체계가 탑재될 것이며, 독도함과 마찬가지로 100여 개의 콘솔과 50여 개의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된 지휘체계가 갖추어져 있는데, 여기에는 상륙기동부대 지휘소(TFOC), 상륙군 지휘소(LFOC), 전술항공 지시본부(TADC), 지원화기 협조본부 (SACC), 전술 군수단(TAC-LOG), 작전회의실, 전투정보실(CIC)과 합동 정보실 (JIC), 함대 지휘소 등이 포함됩니다.

시운전 과정을 거쳐 2020년 해군에 인도되면 마라도함은 프랑스의 미스트랄급 및 일본의 이즈모급에 필적하는 강습상륙함으로서 대잠, 대함 그리고 대공 탐지능력과 방어능력을 갖추고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어제도 오늘도 전쟁억제, 해양통제, 해상교통로 보호, 군사력 투사 그리고 국위선양이라는 5대 임무를 수행하는데 여념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북한군의 해상 도발에 확고하게 응전할 것이고, 오대양을 누비는 한국 선박들의 안전을 지킬 것이며, 해양분쟁 발생시 신속하게 출동하여 군사력을 투사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한국 해군의 제1,2,3 지역함대와 제7기동전단은 언제나 부릅뜬 눈으로 바다를 지켜볼 것입니다. 마라도함이 실전 배치되면 영해를 지키는 한국 해군의 힘도 한층 더 막강해질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