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연초에 정치국회의를 통해 모라토리엄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모라토리엄이란 북한이 평화공세를 펼치던 2018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말하며, 북한은 이를 ‘선제적 신뢰 조치’라고 표현합니다. 북한은 선제적 신뢰 조치를 전면 재고하겠다고 밝힌 이후 실제로 대륙간탄도탄을 포함한 미사일들을 계속 쏘았고 2018년에 폐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및 4번 갱도의 복구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전술핵 배치를 시사하여 긴장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1~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최전방 부대에 새로운 작전임무를 추가하고 그에 따라 작전계획을 수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전방 부대들을 통해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단거리 핵미사일을 운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이 그동안 행해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발사 그리고 한국 동해안 지도를 걸어 놓은 상태에서 중앙군사위원회를 개최하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을 종합할 때 전술핵 배치를 위협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금년에만 18차례에 걸쳐 약 40발의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그 중에는 대륙간탄도탄 및 중거리탄도탄과 함께 전술핵 장착용 변칙기동탄도미사일, ‘북한판 에이테킴스’로 불리는 화성 11호,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6월 5일에는 이런 단거리 미사일을 8발이나 연속 발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이 전술핵 배치 위협을 위한 예비수순이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북한의 이런 행동은 한국과 한미동맹의 대응을 초래합니다.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도발에는 확고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고,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확장억제 제공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미 연합훈련과 단독 훈련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전으로 복원되고 있습니다.
우선, 4월 18~28일 동안 금년도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정상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실기동 훈련이 없는 연합지휘소연습(CCPT)이었지만 전쟁 발발 상황을 가정하고 방어(1부)와 반격(2부) 등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재개설이 나돌자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를 괌에 전진 배치했고, 지난 6월 18일에는 트라이던트(Trident)-2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실험발사를 실시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남쪽 해상에서 실시된 이 훈련에서 미 전략사령부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SSBN)을 이용하여 4발의 트라이던트-2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 2,000km이며 미사일 하나에 12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도발시 48기의 핵탄두로 응징하는 상황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원래 트라이던트-2 미사일은 100kt짜리 W76 핵탄두나 455kt짜리 W88 핵탄두를 장착했었지만, 2020년부터 폭발력을 5~7kt로 줄인 W76-2 핵탄두를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용 가능성이 높은 이런 저위력 전술핵들이 불량국가들의 핵도발을 억제하는데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군의 훈련도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6월 20~24일 동안 한국 공군은 F-35A, F-15K, F-16, FA-50, F-4E, F-5E 전투기와 KA-1 전술통제기, E-737 항공통제기, CN-235 수송기 등 70여 대의 항공전력을 동원하여 소어링이글(Soaring Eagle)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공군은 4세대 항공기와 5세대 항공기를 통합 운용하면서 도발국의 항공우주력을 탐지·식별·요격하는 방어작전과 함께 적의 핵심전력과 도발원점을 응징·타격하고 적의 미사일과 보급로를 제거하는 반격 작전을 연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우방국 간 안보협력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6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실시되는 다국적 해상훈련인 제28차 '림팩(RIMPAC)' 훈련에 한국 해군은 1만 4천 톤급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7600 톤급 이지스 세종대왕함, 4400 톤급 구축함 문무대왕함, 1800 톤급 잠수함 신돌석함, P-3 해상초계기, LYNX 해상작전헬기,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과 함께 해병대 상륙군, 특수부대, 기동건설부대 등 1000여 명의 장병들을 보내는데, 26개 참가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군사력을 파견한 것입니다.
이렇듯 북한이 핵위협을 가하고 긴장을 높일수록 그에 대한 대응도 강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군사대결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과 에너지난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북한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1천만 명에 달하는데다 백신이 부족하고 방역체계도 미비한 상태이며 봄 가뭄으로 심각한 식량난도 예고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도 핵실험을 준비하고 전술핵을 배치하는데 국력을 소모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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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