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한 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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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3박 5일의 일정을 마치고 7월 1일 귀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국 대표로 초청되어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연설했고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등 10개국 정상들과 회동했으며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만났습니다. 그 외에도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갈라 만찬, 스페인 경제인들과의 오찬 간담회, 재스페인 동포 간담회 등의 일정을 단독 또는 김건희 여사와 함께 소화했습니다. 이번 회의를 한 마디로 총평하자면, 급변하는 세계 안보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가 분수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역사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의가 채택한 공동성명과 향후 10년 간 나토가 지향할 새로운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을 종합해보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회의 내용의 핵심을 정리하자면 중국의 도전에 대한 대응,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한 우려, 안보의 글로벌화와 협력안보(cooperative security)의 본격화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중국에 대해서는 “주요 기술 부문과 산업 부문, 중요 인프라, 전략 자재 등의 공급망을 통제하고 우주, 사이버 공간, 해양 영역에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국가”로 정의하면서 “중국의 야망과 강압 정책 그리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밀착이 나토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처음으로 중국을 노골적인 위협세력으로 간주하고 중국 견제를 나토의 전략으로 채택한 것입니다.

둘째, 러시아에 대해서도 "동맹 안보와 유럽·대서양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명시했습니다. 즉 러시아를 “강압, 영토 합병, 악의적인 개입, 침략 등을 통해 지배권 확립을 추구하는 나라”로 못 박고 러시아가 더 이상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위협임을 천명한 것입니다. 별도 성명을 통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러시아의 잔혹 행위와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영토를 보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 화상으로 회의에 참가하여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호소한 것에 대한 화답이었습니다. 미국은 유럽주둔 병력을 현 8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리고 스텔스기 및 구축함 추가 파견과 5군단 사령부의 폴란드 이전을 약속했으며, 나토는 4만 명 규모의 나토신속대응군을 30만 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신규 가입 문제도 사실상 후속 절차만 남겨놓았습니다.

셋째, 핵문제에 대해서는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음을 지적했고 시리아, 북한 그리고 러시아를 비국가 활동세력들과 함께 화학무기 사용에 의존해온 나라로 규정하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넷째, 나토는 독재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글로벌 안보와 포괄안보 개념에 입각한 협력안보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안보란 안보문제는 이제 지역을 뛰어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포괄안보란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비전통적 안보문제도 모두 안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협력안보(cooperative security)란 바로 이런 글로벌 안보·포괄안보 개념 하에서 나토를 유럽 내 동맹안보 차원을 넘어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다자적 안보 레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나토의 이런 변신을 촉발한 최대 요인은 자유, 개방, 인권, 법치 등을 외면하고 군사, 정치, 경제, 기술, 정보, 사이버, 우주, 반도체 등 전 분야에 걸쳐 기존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중국의 팽창주의이며, 이것이 나토가 한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태평양 국가들을 회의에 초청한 배경이었습니다.

이렇듯 급변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한 윤 대통령은 안보외교 외에도 국가별 맞춤형 경제외교와 세일즈 외교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는데, 안보와 관련해서는 다자 차원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국제 공감을 얻어낸 것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공조를 확인한 것이 최대의 성과일 것입니다. 경제외교 및 세일즈 외교와 관련해서는 한국 무기를 수입하기를 원하는 폴란드와 방산협력 및 원전 건설 협력에 합의한 것, 네덜란드와 반도체 협력에 합의한 것, 체코와 10개의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원전, 방산, 수소 등 다각적 산업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 등이 돋보이는 성과였습니다. 현재 폴란드가 6기 그리고 체코가 4기의 원전 발주를 계획하고 있고 특히 폴란드는 K-2 전차, K-808 차륜형 장갑차, K4 고속유탄기관총, K-9 자주포와 K-21 보병전투차, 자주대공포 ‘비호,’ ‘천무’ 다연장로켓, 보병용 대전차 유도무기 ‘천궁,’ FA-50 경공격기 등 많은 한국산 무기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방산 및 원전 분야에서의 협력이 유력해 보입니다.

요컨대,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글로벌 차원에서 독재세력에 의한 안보위협과 자유민주주의적 가치 파괴에 대응하고 군비경쟁, 핵질서 파괴 등 변화하는 국제질서에 대비하는 큰 전략들을 협의한 장이었습니다. 물론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위협세력으로 지목된 국가들이 연일 불만과 비난을 쏟아냈지만, 정확하게 말해 이번 회의의 결과는 이들 독재세력들이 자초한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한국에게는 자유와 법치를 통해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세계 속에 한발 더 뛰어든 계기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우,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