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들어서 한국 공군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각종 활동규제가 완화되면서 공군의 단독 또는 연합훈련들이 하나 둘 정상화되고 있는데, 그런 중에 7월 19일에는 공군에 경사가 있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제기가 출고된 것이 작년이었는데 그동안 다양한 지상시험을 마치고 마침내 하늘로 날아오른 것입니다. 이 전투기는 33분간 날면서 기체 성능을 점검하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습니다. 2000년에 ‘보라매 사업’이 결정된 지 22년 만입니다. 이 사업에는 8조 8천억 원이 투입되어 2032년까지 총 120대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KF-21은 KF-16을 능가하는 4.5세대 전투기로서 최대 속도 마하 1.8에 항속거리 2,900㎞이며 이로서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군에는 이 말고도 또 하나의 경사가 있었습니다. 7월 15일 영국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군사에어쇼인 ‘리아트(RIAT) 에어쇼’에서 국산 제트훈련기 F-50 편대로 구성된 한국 공군의 블랙이글스(Black Eagles) 특수비행팀이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이 대회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 나라에서 38개 팀이 참가했는데 한국 공군의 블랙이글스는 숨막히는 고난도 공중곡예 비행을 선보이면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으며, 다음 날인 16일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영국군을 기리는 기념비 상공에서 추모비행을 펼쳐 영국 국민들을 감격스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재영(在英) 한국교민들은 대한민국 공군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블랙이글스는 10년 전인 2012년에도 리아트 에어쇼에 참가하여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한미 공군의 연합훈련도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7월 11~14일에는 한미 공군의 F-35A 전투기들이 연합훈련을 통해 양국 공군 간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 연합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15K, KF-16, FA-50와 미 공군의 F-16 등 30여 대가 참가하여 공격 편대군 비행, 방어 제공권 확보, 긴급항공차단 등의 훈련을 통해 양국의 5세대 전투기 간 그리고 4세대와 5세대 전투기 간 연합작전 능력을 점검했습니다. 직전인 7월 5일에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와 2시간 거리인 괌에 배치되었습니다. 한미 공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임 정부 동안 축소되었거나 비공개로 실시되었던 공군훈련들이 속속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부터 연 2회씩 정례적으로 실시했던 한국 공군의 대규모 전역급 공중종합훈련인 ‘소어링이글(Soaring Eagle)’ 훈련은 전임 정부 동안 비공개로 축소 진행되었지만 금년에는 공개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6월 20~24일까지 F-35A, F-15K, F-16, KF-16, FA-50, F-4E, F-5 전투기, KA-1 전술통제기, E-737 항공통제기, CN-235 수송기 등 항공전력 70여 대가 가상의 아군인 ‘블루 에어(Blue Air)’와 가상의 적군인 ‘레드 에어(Red Air)’로 나누어져 적의 핵심전력과 도발원점을 타격하는 연습을 실시한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금년 말에는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연합공군훈련도 대규모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2015년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공중훈련으로 연합전력의 전시 임무수행 능력과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매년 12월에 실시되어 왔는데,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 발사로 핵 위기가 고조되었던 2017년에는 무려 230여 대의 한미 공군기들이 참여하는 역대급 규모로 실시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미북 간 그리고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되면서 훈련은 유예되거나 한국 공군 단독으로 축소되어 실시되었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2021년부터 다시 한미 연합훈련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한미 공군의 활발해진 훈련활동에 대해 비난과 폭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소어링이글 훈련시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호전광들의 북침전쟁 마차가 제동을 잃고 질주하고 있다”고 했고, “화토불에 뛰어드는 가련한 부나비들처럼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우리의 응징을 피하려면 굴속에 처박혀 들어가 자중 자숙하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핵무기를 만들어 인근 비핵국가들을 위협하고 세계 핵질서를 어지럽히는 나라의 적반하장격 비난이 설득력을 가질 리는 만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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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