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더욱 축소될 것 같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은 2018년 북한의 평화공세 이후 아예 중단되거나 실기동 훈련 없는 컴퓨터 시뮬레이선 위주의 훈련으로 축소되어왔는데, 금년도 상반기 훈련을 앞둔 지난 8월 6일 한국 정부와 국방부가 남북대화 및 미북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 차원에서 참가인원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의 조야에서는 이미 반쪽이 된 훈련이 다시 반의 반쪽으로 줄어들게 생겼다고 푸념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의 안보국방 전문가들은 남북대화 노력은 좋지만 이러다가는 동맹이 흔들리겠다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실, 2018년 이후 한미 연합연습은 폐지·축소·변질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키리졸브(KR),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독수리(FE) 등 3대 연합연습이 모두 그렇게 되었고, 한미 해병대가 실시해온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인 쌍용 훈련, 한미 공군이 실시해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맥스 선더(Max Thunder) 등 실기동 훈련들도 중단되었습니다. 특히, 을지프리덤가디언스 연습은 군사연습과 정부 연습이 합쳐진 국가총력전 연습으로써 북한의 6∙25 남침을 겪은 한국에게는 꼭 필요한 연습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런 훈련은 더 이상 볼 수 없으며,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훈련만 실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월트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연합연습 축소가 유사시에 대비하는 준비태세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한미연합사령부와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해병대가 모두 참가하는 높은 수준의 연합연습이 실시되어야 전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연합연습은 동맹역량의 요체이며 전쟁억제의 핵심입니다. 연합연습은 전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전쟁 도발을 엄두내지 못하게 함으로써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실기동 훈련을 하지 않고 지휘소에 앉아서 워게임(war game) 연습만 하는 군대는 유사시 제대로 싸울 수 없습니다. 훈련 규모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유사시 문화와 언어가 서로 다른 두 동맹국의 군대가 힘을 합쳐 싸우기 위해서는 작전계획, 통신, 정보, 군수, 지형 여건 등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상급지휘부 차원의 대규모 실기동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법입니다. 반격연습이 필요한 이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에게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서 전쟁도발을 예방하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전문가들은 남북대화나 미북대화도 중요하지만, 전쟁억제와 국가생존을 위해 실시하는 연합훈련은 그 어떤 경우에도 흥정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을 시비하는 것을 두고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를 그냥 둔 채 남의 눈의 티끌을 시비하는 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매년 하계훈련과 동계훈련을 꼬박꼬박 실시하고 있으며, 수십개의 핵무기를 가진 핵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작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금년 1월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을 통해 새로운 핵무기들을 계속 소개해왔고, 8차 당대회에서는 '전국적 범위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의 완성'을 명시한 당규약에 '무력 통일' 원칙을 삽입하는 등 적화통일 목표와 대남 공세적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이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 방지를 위해 실시되는 연합훈련을 시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인 것입니다. 어쨌든 한국정부는 이토록 중요한 연합훈련을 중단 또는 축소시키면서까지 남북대화 및 미북대화의 재개 그리고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고 있는 것인데, 한국의 이런 노력에 대해 평양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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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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