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군에 경사가 많았습니다. 작년에는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함으로써 한국 기술로 만들어진 미사일과 한국 기술로 건조된 잠수함으로 SLBM을 운용하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북한의 콘크리트 지하 지휘소나 미사일 발사 갱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고위력 벙크버스터 탄도미사일이 개발되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금년에는 한국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창공을 날면서 한국이 세계 여덟 번째로 본격적인 전투기 생산국이 되었고,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25조 원어치를 구매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수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7월 28일에는 한국 해군에 큰 경사가 있었습니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네 번째 이지스구축함인 8,200톤급 정조대왕함이 진수된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 해군은 750톤급 고속정, 1,200톤급 초계함, 2,000톤급 호위함 등 백 수십 척의 전투함정들을 운용해왔지만, 1980년대부터 대양해군에 걸맞은 대형 구축함들을 건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핵심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3단계에 걸쳐 시행된 KDX 사업, 즉 한국형 구축함 사업을 통해 총 12척의 구축함을 건조한 것이었습니다. 첫 단계 사업인 KDX-1, 즉 광개토-I(DDH) 사업을 통해 세 척의 3,200톤급 광개토-1급 구축함을 건조했는데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 등이 그들입니다. 두 번째 단계인 KDX-2, 즉 광개토-II(DDH-2) 사업을 통해서는 여섯 척의 4,400톤급 광개토-II급(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을 건조했습니다. 충무공이순신함, 문무대왕함, 대조영함, 왕건함, 강감찬함 그리고 최영함이 바로 그들입니다. 세 번째 단계의 전반부인 KDX-3(광개토-III) Batch 1 사업을 통해서는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세 척의 7,600톤급 광개토-III급(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했는데, 이로서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지스함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지스 체계란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전투 체계로서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딸에게 이지스(Aegis)라는 방패를 주었다는 신화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이 이름에 걸맞게 이지스함은 1,000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여 20개를 동시에 공격하는 전자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대공·대함·대잠전 수행을 위한 목표물 탐지·추적·전투명령·교전 등 전투행동들을 일괄적으로 통합한 전투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도 이지스 대공체계, SPY-1D 위상배열레이더, 고성능 음파탐지기, 어뢰 기만기, 화생방호 체계, 위성통신체계, SM-2 미사일, 해성 미사일, 대함어뢰 등을 장착하고 있으며, 헬기 2대와 고속단정 2척도 운용합니다.
이번에 진수된 정조대왕함은 광개토-III 사업의 후반기 사업인 Batch 2 사업의 첫 번째 함인데, 해군은 Batch-2 사업을 통해 2020년대 후반까지 총 세 척의 8,200톤급 이지스함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에 폭 21m로 세종대왕급보다 조금 더 크며, 한 단계 더 진전된 이지스 전투체계로 무장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진일보된 스텔스 기능, 세종대왕급에 탑재되지 않은 SM-6미사일, 미사일 추적용 S밴드 레이더와 단거리 표적 탐지 추적용 X-밴드 레이더를 동시에 운용하는 듀얼밴드 다기능 레이더, 360도 전방위 탐지 및 추적이 가능한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등과 함께 다양한 함대공·함대함·함대지 미사일과 근접방어 무기체계가 포함될 것입니다. 정조대왕함은 시험평가 후 2024년에 해군에 인도됩니다.
정조대왕함의 진수와 함께 광개토대왕급, 충무공이순신급, 세종대왕급, 정조대왕급 등 4개 함급의 대형 구축함들을 운용하게 되는 해군의 사기는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해군의 꿈은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해군은 6,500톤급 최신예 미니 이지스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도 구상 중이며, 경항모 사업은 금년부터 예산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당연히 한국 해군의 전력 강화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이 그만큼 신속·정확하고 강력해진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핵무기에 올인하는 북한과 달리 한국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의 회원국으로서 비핵 의무를 지키고 있지만,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하고 무력도발에 대응하는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부단하게 투자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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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