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동안에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9월 30일 러시아가 자신들이 점령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9만 ㎢에 이르는 4개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합병한 것이 압권이었습니다. 러시아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진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이 지역을 절대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반도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9월 29일 카말라 해리스 (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이 방한하여 휴전선을 둘러보고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으며 동해에서는 9월 26일부터 나흘간 한, 미, 일 연합해상훈련이 실시되었습니다. 3국 간 합동훈련은 2017년 4월 이후 5년 5개월 만입니다.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견제하는 대잠수함 훈련으로 알려진 이 훈련에는 미국의 초대형 항모 로날드레이건함과 제5항모강습단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구축함들이 참가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일주일 동안 네 차례나 미사일을 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주 동안 한반도와 관련하여 가장 유의미했던 것은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일주일간 서울에서 열린 ‘제19회 북한 자유주간’ 행사였을 것입니다.
북한 자유주간 행사는 미국의 인권 운동가인 수잔 솔티(Suzanne Scholte) 여사가 주도하여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솔티 여사는 전 세계의 소외된 취약 계층의 인권 개선을 위해 정열적인 활동을 펼쳐온 인권운동가이며, 1996년부터는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운동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솔티 여사는 1999년 4월 미 상원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청문회가 개최되도록 주선했고, 2003년에는 미국 의회로 하여금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초청하여 증언을 듣도록 하는데 기여했으며,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08년 ‘서울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북한 자유주간 행사는 생명권과 사회권이 압살되고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부재한 북한의 인권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북한에게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보장, 정치범 수용소 폐쇄, 이산가족들의 고통 중단,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 등을 촉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19회 행사에서도 한국, 미국, 일본 등 3국의 대표들이 서울에서 20여 가지의 행사들을 벌렸으며, 16개국의 50개 도시들이 직간접으로 참여했습니다. 즉 북한 자유주간 기념 예배, 콘서트, 강제북송 진상규명 세미나, 북한주민의 알 권리를 위한 뉴미디어 포럼, 북송 조총련 동포들의 인권실태 워크숍, 한미〮일〮 대표단의 대통령실 방문, 재중 탈북자 북송 중단 촉구 행사, 탈북 대학생 토론회, 탈북 과정에서 희생된 투사들을 위한 추모식 등이 거행되었으며,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이 된 3만 5천 명의 탈북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행사 후 이들은 9월 29일 서울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수백 명의 탈북자들과 국내외 인권 관계자들이 모여 탈북을 시도하다 희생된 300여 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재중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중단해 달라는 청원서를 전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북한 자유주간 행사는 10월 1일 ‘후원의 밤’ 행사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 되었는데, 대회장인 수잔 솔티 여사는 폐회사를 통해 정보와 소식 그리고 인권이라는 빛을 북한에 보내자고 촉구하면서,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일본에서 온 81세 여성이 눈에 띄었는데, 이 여성은 “북송되었던 9만 3천명 조총련 동포 중 북한의 실상을 겪은 후 다시 자유를 찾아 돌아온 사람은 100명도 되지 않는다”고 절규하면서 “죽기 전에 반드시 재회해야 할 14명의 가족, 친지가 북한에 남아 있어 아직도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고 외쳐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목을 받았던 또 한 가지는 폐회식에 통일부, 대통령실 등에서 나온 고위 공직자들이 참가하여 축하를 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탈북민들이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입니다. 즉 인간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되어야 하는 보편적 진리라는 뜻입니다. 이런 점에서 인권 문제가 심각하여 시급히 개선되어야 하는 곳들이 지구촌 곳곳에 남아 있음은 매우 유감스러운 사실이며, 이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는 국적과 인종을 떠나 세계 모든 사람들이 책임감을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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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