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난 11월 23일 서해의 북측 도서인 창린도의 북한군 방어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하에 해안포를 발사했습니다. 그로부터 5일 후인 11월 28일 북한은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또 다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두 발을 발사했습니다. 올해 들어 13번째 발사였습니다. 포탄은 고도 97㎞ 최대 비행거리 380㎞를 기록하고 동해로 낙하했습니다. 이 정도면 방사포 치고는 엄청난 사거리를 가지는 것인데, 북한이 이 방사포를 휴전선 지역에서 남쪽을 향해 쏜다면 대구 이북의 모든 지역을 사거리 내에 둘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개 세 가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첫째, 해안포 발사가 노골적인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8년 9월 19일 체결된 남북군사합의서 제1조는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 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1조 2항에는 “완충수역 내에서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에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폐쇄 조치를 취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국군은 이 합의를 지키기 위해 일체의 해상 기동훈련을 중단했고,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대는 K-9 자주포 훈련을 하지 못해 육지로 나와서 다른 부대의 자주포로 포격연습을 합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금년 5월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제는 남북군사합의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들면서 마음대로 해안포를 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전문가들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의 성능개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방사포에 핵포탄을 장착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군이 가진 다연장포인 구룡이나 천무는 직경이 23cm에 불과한데,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직경이 60cm에 이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다연장포라고 부르는 방사포는 상대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이기 때문에 연속발사 능력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북한이 지난 8월 24일 최초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을 때 제2탄과의 발사간격은 17분이었고, 10월 31일 발사시에는 3분이었으며, 이번에는 30초였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방사포를 만들어 연속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발사를 계속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방사포 발사도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즉, 지상•해상•공중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한 합의를 준수한다면 쏘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셋째,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이 미국과의 핵협상에 대비한 압박카드라는 점도 주목 대상입니다. 북한은 2018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 이후 “미국은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와 우리가 취한 선제적 중대조치들에 화답해야 한다”며 압박해 왔습니다. 12월 3일에도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에게 ‘연말 시한’을 상기시키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철회할 수 있음도 시사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가진 핵능력의 일부만을 포기하고 그 대가로 대북제재 해제 등을 요구해온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며,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탄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위협한 것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북한이 도발을 하는 것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며 이런 북한을 보면서 한국에서 9.19 군사합의를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이런 행동이 스스로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미사일을 쏘고 군사합의를 위반하면서 해안포와 방사포를 쏘고 있습니다. 많은 공격무기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새로운 공격무기들을 자꾸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남쪽과 미국을 향해서는 막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핵을 포기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들이 북한 주민들의 행복과 한반도 평화에 무슨 도움이 되는 것인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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