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14일 공개한 ‘2018년 세계 군비지출과 무기이전’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국가 경제 규모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북한으로 조사됐습니다. 그에 의하면 북한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144억달러 중 33억 5000만 달러를 국방비로 썼다고 합니다. 북한의 연평균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23.3%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이 기간 미국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4.3%로 16위, 한국은 2.6%, 46위로 집계됐습니다. 인구 중 군인 비율도 북한이 가장 높았습니다. 북한군인 수는 116만명으로, 중국 206만 명, 인도 141만 명, 미국 138만 명에 이어 4위를 차지했습니다. 인구 2450만 명밖에 안 되는 북한의 군인 수가 3억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북한의 국방비 과다지출은 공식적으로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미국의 압력 때문에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한 소련의 수정주의 노선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서 나라를 보위할 수 있는 자위적 국방력을 가져야 한다고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국방에서 자위노선을 추구하게 된 보다 중요한 이유는 권력유지였습니다. 1956년 공산당 일당독재에 저항하여 노동자, 지식인 그리고 시민들이 일으킨 헝가리의 민주화 운동, 1956년 폴란드 노동자 총파업 그에 대한 소련의 개입을 목격하면서 미국이나 남한뿐 아니라 북한주민도 소련, 중국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국방력을 강화하는데 과도한 투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1960년대 진행된 7개년 계획을 미루면서까지 국방 분야에 대한 지출을 늘렸습니다. 당시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군사비 지출이 전체 예산의 30%라고 했지만 간접비까지 계산하면 50%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냉전시기 다른 나라들도 국방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초강대국이었던 소련과 미국의 군사비 지출이 제일 많았습니다. 그러나 소련은 사회주의경제체제의 취약성으로 해서 미국의 군사비를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소련은 미국에 대응해 국민소득대비 20%를 군사비로 지출해야 했지만 미국은 10%를 지출하면서도 소련을 훨씬 능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소련주민들의 생활수준이 저하되었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졌으며 소련의 인텔리들은 그 원인을 사회주의체제에서 찾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회주의 시기 30% 넘게 국방비를 지출한 북한경제의 침체는 너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냉전이 해체된 후 군비경쟁은 이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경제파산으로 국민소득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군인들에게 밥조차 제대로 먹이지 못해 영양 실조자가 속출했지만 군인 수를 조금도 줄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국가 금고가 텅 빈 상황에서도 군용기를 사들이고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군사비를 계속 지출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최근 핵을 개발했기 때문에 군사비를 줄여 인민생활에 돌린다고 선포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것처럼 국방비 지출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무리한 군사비 지출은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요인임을 알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하노이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시설을 가지고 무엇을 바꿀까 수판알을 굴릴 것이 아니라 핵이냐 경제발전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전략적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과도한 군사비지출로 체제 붕괴를 촉진한 옛 소련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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