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는 군량미확충을 위해 검찰 등 사법기관까지 동원해 농장원들에게 수매를 강요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작년에 홍수와 가뭄이 겹치면서 알곡수확량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나라에 바쳐야 할 군량미의 양은 이전과 같습니다. 군량미를 내고 나면 한해 농량 조차 되지 않는 농민들은 군량미 송출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강제 징수하려고 법 기관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지도부는 지난 시기 주민들 속에서 계급교양을 진행하면서 일제시기 가혹한 농민수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일성 회고록에 서술한 바에 의하면 1931년에 전개한 추수폭동의 주요 구호는 소작료 삭감이었습니다. 당시 지주들은 토지를 빌려준 대신 가을에 가서 수확량의 50%~70%를 바치도록 했습니다. 가혹한 수탈 때문에 생계조차도 어려웠던 농민들은 소작료를 삭감하라는 대중투쟁에 일떠섰고 결국 소작료를 30~40%로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해방 후 북한에서는 토지개혁을 실시하여 땅이 없거나 부족한 농민들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지은 다음 알곡의 일부를 국가에 바치도록 하는 농업현물세제를 실시했습니다. 그 때 국가에 바치는 현물세는 수확의 25%였습니다. 수확량을 측정하는 성원들을 열성농민들로 조직하고 너무 잘되지도 너무 안 되지도 않은 논밭에서 평을 뜨는 방법으로 알곡생산량을 측정하고 공정하게 현물세를 내도록 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농민들이 군량미, 수매의 명목으로 국가에 내야 하는 알곡은 생산량의 60~70%입니다. 이는 일제시기 악질 지주들이 빼앗아가던 수량과 같은 분량입니다. 물론 국가에서는 무상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수매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수매가격은 시장가격에 비해보면 거의 무료나 다름없습니다.
북한에서는 무상치료제와 무료교육제를 실시하는 등 국가가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배려가 많으니 그에 대한 세금으로 걷어야 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서 무상치료제나 무료교육제는 허울만 남았습니다. 병에 걸리면 자체로 약값을 부담해야 하고 치료를 받을 때도 무료로 일하는 의사들에게 인사의 명목으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국가에서 제대로 대주지 않기 때문에 말만 무료교육제일뿐 실제로 비용을 학부형들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알곡만 국가에 납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가 별로 국가에 돼지를 의무 수매하도록 되어 있어 이것도 부담으로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도로건설 돌격대 등 각종 국가동원부담을 걸머져야 합니다. 그러나 농업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는 거의 없습니다. 농사에 필요한 비료, 농기구, 종자 등 모든 것을 시장가격으로 자체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60~70%의 국가 납부는 농민들에게 너무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오늘 북한에서 제일 어렵게 사는 것은 농민들입니다. 한해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한해 먹을 식량조차 마련할 수 없습니다. 보리 고개가 오면 풀 죽을 먹는 것도 농민들입니다. 농사일은 기계가 부족하다 보니 거의 손으로 하고 있어 노동시간은 제일 길고 일은 고되고 힘듭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포전책임제를 내오고 일한 것만큼 차려지도록 한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것이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지도부는 농업전선을 인민생활을 높이기 위한 주 타격 방향으로 정하고 증산투쟁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한 것만큼 차례지지 않는 이러한 불공평한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알곡증산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 본 칼럼 내용은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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