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사회주의국가경제와 자본주의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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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2월 16일을 맞으며 어린이들에게 주는 선물 사탕과자가 시장에서 팔리는 것보다 못해 외면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1977년부터 수령의 생일날을 맞으며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사탕과자 선물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국가가 책임지고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사탕과자를 공급했고 질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국가경제가 파산한 다음부터 사탕과자 선물공급 책임을 군에 떠넘겼습니다. 군에서는 자체로 외화를 벌어서 사탕과자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사들여 와야 하는데 외화를 많이 벌지 못한 군에서는 주민들에게 그 부담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군들에서는 선물 사탕과자 생산을 위해 가구별로 계란 등을 걷어서 보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탕과자의 질이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팔리는 사탕과자의 질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생산품의 질과 가격에 의해 이윤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자들과 상인들은 사탕과자를 더 질 좋고 싸게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북한산 사탕과자가 중국산을 시장에서 몰아낸다는 말이 돌 정도로 질과 가격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시기 인민생활 향상은 당과 국가의 최대의 목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국가는 질 좋은 소비품과 식료품을 더 많이 생산하자는 목표를 내걸고 식료공업과 경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경제체제 하에서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습니다. 북한에서 수령의 이름을 걸고 주는 선물사탕과자의 원료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질이 나날이 하락하는 상황이 이를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생산을 늘리라고, 질을 높이라고 통제하는 조직도 사람도 없습니다. 사탕과자를 생산하고 파는 사람들은 인민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사상적 각오를 가진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탕과자 생산이 늘고 있고 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돈을 벌려고 일하지만 그로 인해 경제가 발전하고 대중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합니다.

세계에서는 자본주의시장경제를 택한 나라들이 사회주의국가경제를 택한 나라보다 훨씬 잘살고 있습니다. 지금 다른 나라들은 비만과의 전쟁 때문에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단 것을 적게 먹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설탕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 건강을 해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류가 많이 함유된 식품에 세금을 부과해서라도 소비를 줄이려고 설탕세까지 도입하고 있습니다. 2011년 핀란드를 시작으로 2013년 멕시코와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시 2018년 영국 등으로 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이 최초로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어린이들의 비만이 아니라 영양실조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족최대의 경사의 날에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도 다른 나라에서 기피하는 사탕과자입니다. 게다가 40년 넘게 사탕과자를 공급해 오지만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자본주의시장경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제적인 대북제재에 맞서 사회주의경제를 발전시키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실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주의국가경제가 아니라 시장경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