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이 탈북민들이 보낸 대북삐라를 문제 삼아 협박과 비난문구로 가득 찬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국가를 대표하여 발표한다는 담화문에 똥개, 쓰레기 등 일반인들도 쓰기 저어하는 저속한 단어를 난발하면서 탈북민을 비난하고 그를 막지 않은 남한정부를 위협했습니다. 북한에서 발표하는 담화문이며 성명을 볼 때마다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은 북한 지도부의 사고방식이 정말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이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가 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남에게 자기의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담화에서 북한은 “남한 정부에 전단지를 보내는 탈북민들이 쓰레기니 청소를 하라 또 그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라”고 요구했습니다. 전단지를 보내는 탈북민들은 쓰레기니 청소하라는 요구나 그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라는 요구는 민주주의사회인 남한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일입니다. 민주주의사회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관계없이 모든 주민의 인권이 보장되는 곳입니다. 심지어 죄인의 인권까지 보장하는 곳입니다.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북한처럼 탈북민들을 붙들어가거나 처형할 수 없습니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입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한 개인의 의사표시를 막을 수 없습니다. 탈북민들이 북한에 보내는 전단지에는 거짓말이 없습니다. 북한에 언론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사실을 써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한 정부가 이를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남북 관계를 책임진 통일부가 탈북민들이 삐라살포를 막을 규정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곧 이에 대한 반대여론이 나오는 곳이 남한입니다.
북한지도부는 남한을 북한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도부가 2천 5백만 주민의 생사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곳입니다. 최고 간부들조차도 지도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위에서 해임하는 것은 물론 사형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는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합니다.
담화문에서는 탈북민들을 조국을 배반한 들짐승보다 못한 놈들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아직은 대부분 사람들이 태어난 나라와 민족에 속해서 살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오늘 사람들은 국가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좀 불편하긴 하지만 자기마음에 들지 않으면 국가를 떠날 수 있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 곳에 가서 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나날이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탈북자는 배신자라는 논리는 봉건사회에서나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봉건영주는 토지 뿐아니라 자기 관할지에서 사는 농민들에 대한 소유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농노들은 영주를 위해 일생을 바쳐야 했고 마음대로 영지에서 벗어나면 처형을 당했습니다. 지금 북한주민은 농노와 다를 바 없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봉건영주처럼 북한주민들을 자기의 소유물로 여기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북한 땅을 탈출하면 반역자로 규정하고 붙잡으면 감옥에 넣고 지어 처형까지 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자신을 농노라고 생각하는 것은 두려워 봉건 영주에 대한 복종에 지나지 않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혁명과 사회주의에 대한 충실성으로 미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담화문에서 “선의와 적의는 융합될 수 없으며 화합과 대결은 양립될 수 없다”면서 마치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장본인이 남한인 듯이 몰아갔습니다. 사실 북한지도부는 남북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도 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에 북한 지도부는 탈북자를 거론한 담화문을 노동신문에 발표한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동원하여 탈북자를 성토하는 대회까지 열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수십만의 주민을 아사시켜 탈북하게 만든 당사자입니다. 이에 책임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죄할 대신 3만 조금 넘는 탈북자가 무서워 성토대회까지 여는 것을 보면 북한지도부의 상황이 꽤 어려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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